돌아갈 용기

by 김모씨

농촌 유학 2년 차, 겨울 방학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집에 돌아가는 것에 대해 고민 중이다. 아이는 이곳 학교 생활에 만족해하고 있다. 한동안 경기도에 남은(?) 아빠를 많이 그리워했는데 요즘엔 이런 어려움도 많이 극복이 된 듯하다. 아이에게 학교 생활의 좋은 점을 물으니 도시 학교에 비해 훨~씬 다양한 체험 활동을 먼저 꼽는다. 축구는 전교에서 두 번째, 공부도 반에서 두 번째로 잘한다며 자신감에 넘쳐있는 아이가 귀엽기도 하지만 이런저런 걱정이 뒤를 따른다.


내년에 고학년이 되는 아이의 학업 걱정이 가장 먼저다. 교사당 아이의 숫자가 워낙 적어 수업을 하며 딴짓을 하거나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채 진도가 나가는건 아닌가 하는 우려는 덜하지만, 학교에서 수업을 받는 것 외에 방과후 학습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아이의 실력 확인이 어렵고, 제때 해야하는 공부를 놓칠까봐 걱정이 된다. 학교에서 방과후 수업까지 마치고 센터에 돌아오면 아이는 주1회 이루어지는 마을학교 영어 수업을 제외하고는 공예나 미술, 요리 등 다양한 체험학습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 저녁을 먹고 씻고 이루어지는 숙제 시간에도 엄마가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가 무슨 공부를 하는지, 학습 태도가 어떠한지 지켜보지 못하고 있다.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기숙사의 특징 상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적은 편이고 다시 말하지만, 이런저런 일과에 치여 아이의 학습이 뒷전에 밀린때가 많아 고민이 된다.


집이 집이 아닌(?) 공간에서 지내는 어려움도 만만치 않다. 나만의 공간이 허락되지 않은 곳에서 온전히 쉴 수 없어서, 하고 싶은 걸 그때 할 수가 없어서 쌓인 스트레스가 간간히 폭발하는 일이 있다. 잠이 오지 않는 밤, 조용히 나가서 텔레비전을 켜거나 책을 뒤적이는 소소하지만 나름의 의미있는 일상이 불가능한 이곳에서 나는 일년(혹은 그 이상) 더 살아갈 수 있을까?


고민이 깊어지면서 돌아갈 마음이 굴뚝같다가도 이런저런 생각이 들어 망설여진다.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 아이가 잘 적응해나갈지, 과밀한 환경에서 어려움을 겪지는 않을런지, 아이의 학원 수강이나 학습으로 관계가 나빠지지는 않을지, 도시에 가서도 지금처럼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등등.


이런저런 고민을 하다 긴 겨울방학을 이용해 두 달간 도시 살이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대안을 찾았다. 아이에게 구미가 당길만한 축구클럽 수업과 함께 세 식구만 함께 사는 핵가족의 삶을 제안해 볼 작정이다.

어째 걱정과 우려만 털어놓은 글이지만, 사실 농촌유학을 통해 아이와 나 모두 성장한 부분이 적지 않다. 다음엔 농촌유학의 긍정적인 면들을 적어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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