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설연휴는 화~목요일이다. 나는 삼일 내내 빵집에 출근한다.
어제 연휴를 앞둔 월요일이 임시 공휴일로 지정되었다. 토,일,월,화,수,목. 엿새의 연휴다.
누군가에겐 참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나에겐 그렇지 못하다. 나는 딱 주말만 쉰다. 설날이든 임시공휴일이든 빵집은 1년 365일 문을 열고 나는 출근을 해야하기 때문이다.
남들이 놀때 놀지 못하는 것 말고도 애환은 더있다. 공휴일에 일하면서도 아무런 수당이 더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는 그런 일을 하고 있다. 그저 일한 시간에 시급이 곱해지는 돈을 받는 일. 연차도 정기 휴가도 존재하지 않는 일.
처음엔 모든게 괜찮았다. 그저 '일'만 할 수 있다면 즉, 돈만 벌 수 있다면 뭐가 문제될까 싶었다. 오히려 휴일에 집에서 가족과 부대끼느니 일하는 편이 낫겠다고 여기기도 했다.
하지만 직장인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공휴일이나 공휴일이 낀 연휴, 운좋으면 연차를 써서 쭉 이어서 쉴 수있는 징검다리 휴일을 앞두면 마음이 좋지 않다. 다르게 말하자면 우울해진다.
우울한 생각은 점점 확장되어 지금 하는 일은 아무런 경력이 되지 못한다든가, 가족들과 장기간 휴가를 떠나기 어려운 점, 어짜피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임시적인 일이라는 생각까지 이른다.
지금 버는 돈은 목적없이 통장에 적립 중이다. 해외 여행과 같은 단기적 목표나 아이의 교육비나 노후를 위한 저축 등의 장기적 목표를 세우지 못한 그야말로 목적없는 돈이다. 이유는 언제까지 이 일을 하게 될지 몰라서다. 그만두는 즉시 수입은 끊기기 때문에 그저 통장에 넣어두고 이번 달도 가정 경제에서 내 몫을 해냈다는 안도감을 느낄 뿐이다.
많은 이들처럼 공휴일과 연휴를 손꼽아 기다리고 연차를 모으고 쓰는 재미, 적더라도 각종 수당이나 상여금과 같은 복지가 있는, 근속 기간에 비례해 무언가 쌓여지는 일을 찾고 싶은 생각이 부쩍든다.
어쩌면 초심을 잃은 걸지도, 아니면 현실을 조금이라도 파악하고 있는 걸지도 모르는 요즘 나는 고민이 많다.
평소에는 조그많던 고민의 크기가 임시공휴일 지정을 앞두고 시야에 있는 모든 걸 가릴 정도로 커져서 일할 때도 일하지 않을 때도 늘 일자리와 나의 미래에 대한 걱정 뿐이다.
그나저나 설 연휴에는 얼마나 바쁘려나. 아마도 하루나 이틀 정도는 평소와 다르게 파트너 없이 나 홀로 매장을 보아야 할 것 같은데 말이다. (함께 근무하는 파트너는 오너의 가족으로 연휴에 쉴 예정이기 때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