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매운동

by 김모씨

SPC 제빵 공장에서 또 한명의 노동자가 죽었다. 평소와 같이 열심히 빵을 포장하는데 제빵 기사님이 주방에서 얼굴을 빼꼼이 내밀고 사망 사고를 전달했다.

2022년, 2023년에 이은 또다른 사망 사고였다. 당시에는 소비자로써 분노했고, 미약하나마 불매 운동에 동참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내가 사는 곳 근처의 제빵 공장에서 50대 여성 근로자가 컨베이어 벨트에 윤활유를 넣다 끼임 사고로 사망했다. SPC소속 직원은 아니지만 어쨌든 해당 기업의 주요 프랜차이즈 가맹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입장에서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오랜 기간 SPC소속으로 근무를 한 동료는 지난 번 사망 사고 이후 불매 운동이 체감할 정도의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퇴근 후 침대에 누워 관련 기사를 검색하고 댓글을 확인했다. 당장 '불매 운동'이라는 단어가 눈에 띄었다. 가만히 누워있는데 문득 궁금한 마음이 들었다. '정말 불매 운동으로 이어질까?'


다음날 출근해 평소처럼 물류를 정리하고 오픈 준비를 했다. 매일 같은 시간 방문하여 빵을 구매하는 고객들은 변함없이 같은 시간에 매장에 들어서 늘 먹던 빵을 구매해 변화의 기미는 찾아볼 수 없었다.

보통 9시가 넘으면 한숨 돌릴 겨를이 생기는데 이날은 웬일인지 조금의 여유도 없이 손님들이 몰아쳤다. 보통의 화요일과 달리 케이크를 사가는 손님도 많았다. 퇴근 시간을 얼마 남겨두지 않고는 올해 첫 '빙수'를 개시하기도 했다.

근무 시간 내내 함께 종종 대며 일한 파트너가 포스기에 기록된 결제 건 수를 확인하고는 놀라움을 표했다. 평소보다 결제건이 20건 이상 많았고 매대에는 빵들이 빠져 여기저기 빈공간이 눈에 띄었다.


"불매 운동은 일어나지 않았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혼잣말을 하는데 몹시 씁쓸한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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