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수업, 배다리, 친정집

by 김모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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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주 전부터 금요일에 글쓰기 수업을 들으러 간다. 장소는 인천 배다리 중고 서점 근처이다. 금요일 퇴근 시간과 겹쳐서 운전하기에 부담스러워 첫날엔 대중교통을 이용했다. 버스, 지하철, 다시 버스로 이어지는 경로 자체도 힘든데 버스 타는 곳을 못 찾아 시간을 허비하고, 정류장에 내려서도 지도를 읽지 못해 헤맸다. 늦은 시간,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일도 부담스러워 고민이 되었다.

수업을 꼭 듣고 싶은 마음에 이런저런 궁리를 하다 친정집이 떠올랐다. 친정집 근처는 비교적 교통이 편리한 구도심이라 수업 장소까지 ‘한 번에’ 가는 버스가 있었다.

차를 몰고 친정집에 도착해 주차해두고 버스를 타고 배다리에 갔다가, 수업이 끝나면 버스를 타고 돌아와 시간도 늦었으니 자고 토요일 아침 집으로 돌아오기로 마음을 정했다.

친정집에서 잠을 잔 건 아주 오래전 일이다(정확히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명절에도 기껏해야 점심이나 저녁을 먹고 서너 시간 머물다 어김없이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어쩌나 술자리가 길어지면 대리운전을 불러서라도 기어코 집에 돌아온 이유는 친정집에서 자는 일이 번거롭고 불편했기 때문이다. 더는 ‘내 집’ 같지 않은 곳, 화장실부터 침구까지 많은 것이 편치 않은 장소가 되어버리고 말았다.

그런데 다른 이유도 아닌, 글쓰기 수업때문에 매주 금요일 친정집에서 외박을 하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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