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겨서 속상해

by 김모씨

외출 준비를 마치고 현관 거울에 비친 나의 모습은 그런대로 만족스러웠다. 얼마 전 웨이브를 넣은 짧은 머리도 생각보다 어색하지 않고 오랜만에 꺼내입은 베이지색 치마도 오늘 날씨에 무난해 보인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단체 채팅방에 모임에서 찍힌 사진이 올라왔다. 중간중간 사진 찍는 걸 알았지만 의식하거나 신경 쓰지 않았다. 자세를 바로 하거나 얼굴이라도 돌릴 걸 그랬나, 짧은 후회가 스쳤다.

사진 속 내 모습은 머리가 너무 짧은데다 곱슬기도 심해 어색해 보인다. 남들보다 커 보이는 얼굴에 이게 나잇살인가 싶게 뒷모습에서는 제법 살집이 느껴진다.

집에 도착해 외출복을 갈아입고 씻기 전 다시 화장대 앞에 앉았다. 외출 준비를 할 땐 보이지 않던 흰머리부터 눈에 뜨인다.


“못 생겨서 속상해.” 한숨 쉬며 뱉은 말에 거실에 있던 아들이 반응하며 안방에 들어섰다.

“뭐라고 엄마?”

“머리가 너무 짧고 꼬불꼬불해서 너무 못나 보여. 밖에 나가기 창피할 정도야. 못생겨서 속상해.”

“그러게, 내가 머리 기르라고 했잖아.”

평소에도 남편과 아들은 갈수록 짧아지는 내 머리 스타일에 불만을 표해왔다.

그동안 짧은 머리가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오산이었나. 아니면, 잘 어울리던 짧은 머리가 더는 그렇지 않게 된 건가.

“이제 진짜 머리 기를 거야.”


침대에 누워서도 속상함은 가시지 않는다. 짧은 파마머리의 어색함이 사라지려면 얼마의 시간이 필요할까. 지난주 미용실에서 왜 ‘웨이브기가 어느 정도 있는 짧은 머리’를 요구했던 걸까. 앞으로 창피해서 어떻게 돌아다닌단 말인가. 꼬리를 무는 부정적인 생각을 하다가 잠들었다.

아침에 일어나 어제의 속상함을 털어놓는 글을 쓰다가 문득 손으로 뒷머리를 만져봤다.

역시나 짧아도 너무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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