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방학을 맞아 글쓰기도 휴식 시간을 갖기로 한 지 한 달이 지났다. 읽는 것도 지지부진. 아이와 알찬 방학을 보내고 있지도 못하다. 글이라도 다시 쓰자, 마음을 고쳐먹었다.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부터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할까 까지. 답 없는 고민만 하느라 머릿속도 뿌옇고 사는 재미도 놓치고 있다. 그냥 될 대로 크라지, 될 대로 살라지 하고 싶지만 그게 절대로 될 리 없다.
삶의 소소한 재미를 느끼자며, 예술을 즐기고 철학을 세워보고자 해왔던 노력에 무색하게 오늘도 ‘무용’한 삶을 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유용’한 삶은 어떤 모습일까?
활동한 시간에 비례해서 수입(돈)이 생기는 삶?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는 삶? 목공이나 뜨개질처럼 구체적인 결과물이 남는 행위? 누군가의 어려움을 해결해주는 삶?
나는 왜 나의 삶을 항상 무용한 것이라고 여길까? 그렇게 느꼈다면 그것을 해결하고자 적극적으로 애써보지 않는걸까?
글을 쓰는 행위도 무용한 삶을 벗어나고 싶어 찾아낸 자구책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고 나누려는 것도 그 연장선에 있을지도.
자구책. 사전에 뜻을 찾아보니 ‘스스로를 구원하기 위한 방책’이라고 한다. 나는 나를 구원하고 싶다. 남을 구원하는 것은 벅차다. 우선 나부터 구원하고 싶다.
글을 쓴다고 내가 구원될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비교적 글을 열심히 쓰던 몇 달 전보다 글을 쓰지 않는 지금 상태가 좋지 않은 건 사실이다. 그래서 일단, 글을 다시 쓰기로 했다. 매일 글을 쓰고자 했을 때는 일상에서 글감을 찾고자 노력했다. 그 과정에서 순간의 감정과 경험을 포착하는 즐거움이 있었다. 비록 아무에게도 영향을 끼치지 못한 글일지라도 한 편의 글을 쓰고 난 후에 찾아오는 성취감이 있었다. ‘아, 오늘도 한 편을 써냈다.’ 라는 성취감.
매일 자리에서 자신을 일으키기 위해, 오늘도 무언가를 했다는 느낌을 얻기 위해 애써 의식하고 노력해야만 하는 게 바로 나다. 남들은 어떨까?
가족의 생계를 위해 피곤한 몸을 일으켜 회사로 향하고 힘들 때 술 한잔에 털고 일어서는 남편은 진정 ‘어른의 삶’을 살고 있는 듯 하다.
글을 쓸수록 자신이 문제 덩어리처럼 느껴진다.
중요한 건 글을 다시 쓰기로 결심했다는 거다. 글감을 찾아 여기저기 기웃대다 영감이 오는 짜릿한 기쁨을 느껴보는 거다. 글을 마무리하고 저장 버튼을 누르는 순간 찾아오는 성취감에 중독되는 거다. 오늘부터,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