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가 많다. 영화와 원작이 된 책을 함께 보며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영상으로 옮겨지는 부분에서 삭제된 부분이나 각색된 부분을 찾아보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다. 때론 실망이 되기도 하지만.
그 재미있는 걸(?) 아이에게 권해보았다. 아동 문학의 대가, 로알드 달의 <내 친구 꼬마 거인>을 보고 영화 <마이 리틀 자이언트>를 본 아들, 반응이 나쁘지 않다. 같은 작가의 <찰리와 초콜릿 공장>을 다 읽고 같은 제목의 영화를 봤다.
영화 속 조니 뎁이 연기하는 윌리 웡카의 아버지는 치과 의사이다. 치과의사인 아버지는 아들의 완벽한 치열을 위해 무시무시한 교정기를 착용하게 한다. 더불어, 초콜릿과 같은 치아 건강에 해로운 간식은 구경도 할 수 없다. 그러한 아버지에게 벗어나 초콜릿 제국을 건설하는 데 성공한 윌리. 어린 시절 트라우마로 부모님(parent)라는 단어조차 제대로 발음하지 못한다.
영화를 보던 아들이 말하길 저런 내용은 책에 나오지 않는단다. 에이, 말도 안 돼. 윌리 웡카에 대한 서사가 순전히 각색된 내용이라고? 아이가 책을 대충 읽었을 거라 생각했다. 영화를 다 보고 아이가 보던 책을 찾아보니 정말 윌리에 대한 서사는 통째로 빠져있다.
영화의 마무리에서 주인공 찰리는 초콜릿 제국의 주인이 되는 대신 부모님과 네 명의 조부모가 한 침대에서 머무는 쓰러져가는 집에 남기로 한다. 가족과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소년 찰리의 확고함에 윌리도 아버지를 다시 찾아가는 용기를 낸다. 그리고 가족의 의미를 깨달으며 영화는 끝난다. 하지만 원작은 욕심꾸러기 아이들 속에서 순수한 찰리가 우승자로 남는 좀 더 단순한 이야기이다.
원작의 각색과 윌리의 서사에 주목한 나와 달리 아이는 움파룸파의 캐릭터나 신기한 초콜릿 공장의 모습과 자신이 읽은 내용이 화면에 그대로 펼쳐지는 것에 더 흥미로워 했다.
어찌하였든 중요한 건 책을 읽은 아이와 책을 읽지 않은 나, 모두 영화에 매우 만족했다는 것이다. 다음엔 어떤 원작과 영화를 함께 볼까 찾아보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읽어보기로 아이와 결정했다. 해리포터로 이야기와 영화 보는 재미에 푹 빠져 지낼 시간이 벌써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