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빠지다
01. 충격의 첫인상
베트남 하노이의 첫인상은 별로 좋은 기억이 아니었다. 만약 내가 대한민국에서 60년대에 태어났다면 우리나라 풍경이 이랬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문화충격을 받았다. 호텔에서 설레는 마음으로 짐가방을 던져내고 아내와 함께 모자, 부채를 챙겨서 호텔을 나섰는데, 30분이 지나지 않아아 아내는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말했을 정도다.
베트남의 여름 날씨는 한국보다도 훨씬 덥다고 하는데, 다행히 여행하는 동안에는 흐린 날씨라 햇볕이 많이 내리쬐지는 않는 것 같았다. (마지막 날은 온도가 36도까지 찍었지만) 흐린 날씨 탓인가 하고 하늘을 보았더니 하늘이 참 흐리텅텅한 것이 미세먼지가 가득 낀 서울 하늘 같기도 했다.
미세먼지라고 확답할 수 있는 게 바로 베트남 하노이의 오토바이들이었는데, 내 평생에 살면서 볼 오토바이를 하노이에서 다 본 것 같다.
02. 갑 오브 갑 오토바이
하노이 대중교통에서 오토바이는 갑 오브 갑이다. 횡단보도 신호등도 모두 무시할 수 있고, 지나가는 대형차 소형차를 모두 다 멈춰 세울 수 있다. 길을 건너다가 오토바이가 나를 향해 돌진해오는 모습을 보고 친구에게 무법천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하노이에서 오토바이에 치여 죽지는 않을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이내 그런 생각은 사라졌다. 무법천지처럼 마구 돌진해오는 게 아니라 이 라이더들 눈치를 실실 보면서 그래도 조심조심 운전하고 있었다. 막상 힘차게 끼어들면 멈춰 선다.
03. 그럼에도 사람들이 사는 곳
싱가포르나 방콕을 가보고 시장에서 군것질을 즐기는 것을 좋아했던지라 하노이에 노상에 앉아서 먹방을 기대했는데 뭔가 노상에서 사 먹을 때마다 사기를 당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빨리 먹고 일어서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들어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여행하면서 첫날 처음 먹은 쌀국수집인데, 그렇게 싸게 먹은 거 같지도 않고, 사실 맛도 잘 모르겠고 ㅋㅋ.. 시키지도 않은 음식을 내와서는 돈을 더 받아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그럼에도 화는 나지 않는다. 바가지를 씌운 거 같긴 한데 한화로 계산해보면 그렇게 많은 돈을 요구한 거 같지도 않다. (베트남은 동이라는 화폐단위를 쓰고 있는데, 쉽게 계산하려면 뒤에서 0을 하나 때고, 나누기 2를 하면 된다. 예를 들어서 100,000 동이면 뒤에 0을 하나 때면 10,000동/2 = 5,000원)
길거리에서 먹는 쌀국수는 2,500원~3,00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