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하노이 > 하롱베이, 다시 하롱베이에서 > 하노이
나름 베트남 하노이 + 하롱베이 즉흥 일정을 잡아보았다.
하노이만 가려고 하였으나, 언제 다시 돌아올지도 모르는데 하롱베이는 언제 가보겠냐며 무리한 일정을 짰다.
여행하기 전, 낯선 곳을 찾아가기에 대한 로망이 있었다고나 할까.. 여행 3일-4일(1박 2일)을 하롱베이로 정하고 덜컥 환불되지 않는 하롱베이 노보텔 호텔을 예약했다.
여행 일정을 제대로 짜면서 하노이에서 하롱베이까지 전문 투어가 아니면 가기 힘들다는 점, 도로 사정이 좋지 않다는 점, 치안이 어떨지 모르겠다(요즘 국제사회가 하도 시끄러우니까) 등의 블로그를 찾아보고 나서 다시 아내와 함께 취소하기로 결심했지만 노보텔 호텔에서 환불해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힘들어도 다녀와보기로 결정했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충격의 1,2일 차를 보내고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하롱베이로 출발해본다.
호텔에서 우버택시를 불러 My dinh (미딘) 터미널로 이동하기
하노이는 우버택시가 최고다. 호텔에서 우버택시를 불러 하노이 미딩 터미널로 이동했다. 마치 서울에서 부산에 버스 타고 가는 기분이라고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미딩 터미널에 도착해보니 25년 전 즈음, 할머니 집을 가기 위해 부산 사상터미널을 방문한 기억이 문득 스쳤다. 정말 약간 80년대 스타일의 풍경이 펼쳐졌고, 나는 이미 터미널에 와있는데, 어디 갈 거냐고 돈을 흥정하는 베트남 사람들이 즐비했다. 전부 쌩(?) 하고 블로그에서 찾은 대로 "KUMHO"버스 매표소로 달려갔다. 하롱베이 2장 티켓팅 성공 가격은 1인 4천 원 정말 저렴한 가격!!! 30분에 한대씩 배차되어있다. 국내 금호고속에서 베트남에 진출한 것 같다. (차 상태가 다른 버스보다 훨씬~ 훨~~씬 좋다)
2. 169KM 거리 가는데 4시간 30분??
구글 맵스로 보면 하노이와 하롱베이는 거리가 160KM로 조회가 되는데 자차로 3시간이 걸린다고 나왔다. 그런데 블로그 검색해보니, 4시간 30분이 걸린다고 적혀있었다... 흠.. 왜지? 도로 사정이 좋지 않아서일까?라고 생각했지만, 9시에 탑승한 버스가 거의 40분 동안 버스터미널 근처를 거북이처럼 이동했다. 이유인즉슨,, 버스가 만차가 아니라서 그런지, 승객들을 계속 태우는 모양이다. 자고 일어났는데도 미딩 버스터미널 근처였다. 그리고 궃이 버스터미널이 아니어도 버스를 탈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길거리에서 손 흔드는 사람은 무조건 다 태우고, 검표원이 와서 돈을 받는다. (우리나라로 치면, 우리 집이 서울 양재동인데 부산에서 서울행 버스 타다가 강남 고속버스터미널에 내리는 게 아니라 양재에서 내려달라고 이야기하면 내려주는 셈) 그러다 보니 정말 시간이 오래 걸린다.
너무 시끄러운 승차감..
손님 태우는 거야 그렇다 치고, 도로 사정이 좋지 않고, 길거리에 오토바이가 너무 많아서 경적소리가 거의 10초에 한 번씩은 낸다. (빵빵~) 운전기사가 졸릴 시간도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이상한 인도풍의 음악이 자꾸 스피커에서 계속 나와서 정말 머리가 너무 아플 지경이었다. (아직도 계속 맴도는 중) 한 가지 팁으로 상단에 스피커 모양을 누르면 해당 구역 스피커가 꺼져서 조금 편안하게 갈 수 있다.
베트남 금호 버스 휴게소
두 시간 정도 시골길을 달리면 금호 버스에서 만든듯한 휴게소가 등장한다. 의무적으로 모두 하차하여야 한다. 운전기사 아저씨가 밥을 드시는 듯... 고속도로 휴게소 역시 70~80년대 풍경이다.
화장실은 푸세식이고, 손 씻는 곳은 밖에 있으니 참고 (한국 과자들과 아이스크림 등도 판다) 20분 정도 휴식하고 출발!!
우여곡절 끝에 베트남 하롱베이 바이짜이 (Bai chay) 버스터미널 도착
정말 시끄러운 베트남 승객도 있고, 앞에 사람이 의자를 거의 170도로 재껴서 너무 앉아있기 힘들고, 어떤 아이는 곡성 어린애처럼 울어대고, 계속 들리는 클락션, 인도풍 음악에 찌들어서 도저히 못 있겠다 싶을 즈음. 창밖으로 바다와 섬들이 하나둘 보였다. 캬 그래도 오랜만에 느껴보는 이국적인 풍경에 이런 상황들이 나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그렇게 160킬로미터를 달려 바이짜이 버스터미널 도착!
하롱베이는 하노이보다 시골 느낌이라 더 환경이 열악하게 보였지만, 평일이라 그런지 한산한 모습이었다. 한산함을 느낄 때 즈음 또다시 택시비를 흥정하는 아저씨들이 몰렸다.. 하롱베이에는 우버택시가 없기 때문에.. 대충 흥정해서 10만 동 (5천 원)에 15분 정도를 달려 노보텔 하노이 호텔에 도착했다. (너무 정신적으로 힘들었던 우리는 밖에 나가지 않고 호텔에서 하루를 다 보냈다ㅋㅋㅋ)
다시 하롱베이에서 하노이로 이동!
하루를 잘 보내고 다시 하롱베이 바이짜이에서 하노이 미딩으로 이동해야 하는데, 네이버 블로그고 오만 군대를 다 뒤져보아도 다시 역귀경(?) 포스트를 본 적이 없다. 또다시 엄습해오는 여행 공포증!! 에라 위에 거꾸로 다시 가면 되겠지!! 하고 호기롭게 호텔에서 체크아웃을 하고 택시를 기다리는데, 벨보이가 자기한테 미리 말했으면 버스를 호텔 쪽으로 불러줬을 텐데..라고 하더라.. 뭐 어찌 되었던 택시를 이미 불러서 택시를 타고 바이짜이 버스 터미널로 다시 도착했다. 역시 택시에서 내리니까 또 흥정하는 아저씨들이 달라붙어서 마치 연예인이 기자 피하듯 매표소로 들어갔는데.... 매표원이 뭔가 잘못 알아들었는지 1인당 24만 동씩을 요구했다. 공포에 질린 우리 부부는 바가지를 써서라도 하노이로 가야겠다는 생각에 지갑을 뒤졌지만... ㅋㅋ 현금 부족, 이상한 낌새를 느낀 매표소 직원은 있는 돈을 다 주면 자기가 깎아주겠다며.. 의아해하던 참에 다시 한번 "we are going to My dIhn!"이라고 말했더니 매표소 직원이 크게 웃으며 여기가 아니라고 나가서 금호 버스 매표소로 가라고 했다. (의심 안 했으면 다른 곳으로 갈 뻔..)
다시 나와서 보니 터미널 입구로 들어와서 왼쪽 대각선에 KUMHO라고 크게 쓰여있는 곳이 있었다. 다행히 9시 30분 버스가 있었고, 역시 1인 8천 원에 티켓 구매!
무사히 버스 탑승!! 다시 5> 4> 3 과정을 거쳐서! 무사히 하노이 미딩 버스 터미널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노이로 오는 버스는 3시간 50분 정도 걸렸다)
물론 편하게 패키지 투어를 선택했을 수도 있지만, 참 저렴하게 (왕복 1인 8,000원)으로 잘 다녀온 듯하다. (다시 생각해보니 진짜 싸다 ㅋㅋㅋ )
당시에는 좋지 않은 경험이었던 거 같은데 시간이 지나고 생각해보면 참 즐거웠던 기억으로 바뀌어있는 것 같다. 이런 게 여행의 묘미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