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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범한츈 Nov 13. 2019

피피티(ppt)를 금지하면, 회사살이 좀 나아질까?

바보야, 파워포인트가 문제가 아니야

바보야, 파워포인트가 문제가 아니야

요즘 회사 유행 중 하나는,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보고를 금지하는 것이다. 얼핏 들어보면, 회사원들이 이제 프레젠테이션 디자인(일부 회사에서는 이를 장표질이라고 부른다)을 안 해도 되니, 회사생활이 좀 나아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파워포인트를 금지하면서, 새로운 가이드를 제시했다. 어떤 회사는 PC에 파워포인트가 설치되지 못하도록 원천 차단하는 엄청난 조치를 취했고, 심지어 생성되는 PPT의 파일 개수까지 통제한다는 강력한 지침을 세웠으나, 어쨌든 보고를 하긴 해야 하니 대안으로 MS Word 1-2장으로 정리해서 발표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러한 지침으로 진짜 실무자들은 회사살이가 좀 나아질 수 있을까?

한국의 회사 문화에서 흔히 '보고를 위한 보고' , '보여주기 식의 보고' 자체가 가장 큰 문제이지, 이런 보고 지향적 문화를 바꾸지 않는 이상 파워포인트 툴의 삭제로 이 문제가 해결되진 못한다. 파워포인트는 툴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파워포인트는 시각화 도구 중 하나일 뿐이다

프레젠테이션 시각화 도구는 여러 가지고, 파워포인트는 그중 하나일 뿐이다. 위에서 말한 MS Word도 시각화 도구로 활용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 엑셀로도 충분히 가능하며, 그림판도 물론이거니와, 더 나아가 포토샵으로 만든 이미지 자체도 도구일 수 있다.

나는 프레젠테이션 시각화 도구들 중에서 파워포인트를 제일 싫어하긴 하지만(너무 복잡해서 나는 애플 키노트를 좋아한다), 윈도 환경에서 파워포인트만큼 빠른 시간 내에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도구는 없다. 이런 효과 저 긴 도구를 무조건 막으면 상상의 아이디어를 펴는데 오히려 더 제한적이게 만들어,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없다. 생각을 그냥 자연스럽게 슬라이드로 풀어서 이야기하면 될 일을, 워드 1장으로 정리하고 있으라니, 이건 무슨 백일장 나가서 글짓기하는 느낌이다.

프레젠테이션은 어떤 누군가(팀장이든, 끝판왕이든, 그 누구든)를 설득시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이러한 설득은 이윤을 추구하는 회사라면 당연히 필요한 절차다. 그렇다면 적어도 그 아이디어를 시각화하는데 제한은 두지 말아야 할 것이다.



문제는 파워포인트가 아니라, 최종 보고자들의 발표자들을 존중하는 생각과 태도부터 바꿔야 할 것이다.

파워포인트는 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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