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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범한츈 Oct 12. 2020

2년 11개월 된 아이폰X 디스플레이 무상 수리 후기

아이폰 X 고스트 터치 현상 3주간의 기록

아래의 글은, 아이폰 x의 터치 패널 고장으로 고스트 터치 현상을 겪은 3주간의 이야기를 생각나는 데로 정리한 글이므로 글이 자잘하게 길 수 있습니다.




아이폰 X을 사용한 지 3년째

2017년 지금의 아이폰 텐을 구매하고 벌써 3년 차에 접어들었다. 별로 애지중지하진 않았지만, 한 번도 떨어뜨린 적이 없어서 고장 없이 매우 잘 사용 중이었다. 게다가 하드웨어 스펙도 아직도 현역으로 쌩쌩 돌아가서 여태껏 2년 사용하면 버벅거리는 현상 때문에 바꾸고 싶어 지는 마음도 없어서 내 역사상 최초로 2년 이상 쓰고, 4년도 쓸 수 있는 아이폰이 될 것 같았다. 게다가 ios14로 업데이트했음에도 너무나 안정적인 포퍼먼스를 보여주었다.


까불다가 디스플레이에 흠집이 생겼다.

3년 동안 케이스를 잘 쓰고 다니다가 집에서 잠시 케이스를 벗겨두었다. (보호필름은 안 붙였음) 영롱한 모습을 한번 보고 넋 놓고 텔레비전을 보다가 탁자 위에 두었던 아이폰 텐을 그만 마룻바닥에 디스플레이를 정면으로 떨어뜨리고 말았다. 괜찮지 싶었는데 자세히 보니 디스플레이에 흠집이 크게 낫다.(깨진 건 아닌데 얇게 줄이  갔다)  이제 아이폰 12로 바꿔야 하나 싶었다.  


그때 즈음 시작된 고스트 터치 현상 1 - 카트라이더

게임이라고는 롤러코스터 타이쿤이 전부였는데, 요즘 모바일로 카트라이더를 즐기고 있다. (레벨 47) 근데 정말 나는 제대로 컨트롤한 거 같은데 카트가 한 번씩 반대로 이동하거나 내가 누르지도 않은 방향으로 막 자율주행(?)을 하기 시작했다. 그때만 해도 터치 패널에 문제가 있는지 눈치채지 못했다. 카트라이더 게임 앱에서 터치를 하면 터치 마크 같은 게 화면에 찍히는데, 마크가 진짜 마친 듯이 막 찍히는 걸 목격했다. 내가 둔했는지 이때도 나는 게임 앱 버그인 줄 알았다.


고스트 터치 현상 2 -  자동차 내비게이션

이케아 고양점을 자주 간다. 자주 가는 길이지만 나는 길치고 3년째 초보운전이라 자동차 내비게이션을 항상 구동시킨다. 내비게이션이 올림픽대로를 잘 잡다가 갑자기 한강 이남으로 막 내려가고, 고양 즈음 가니 제멋대로 북한 쪽으로 갔다가 난리를 친다. 이제야 나는 아이폰이 뭔가 고장이 났다 싶었다. 옆에 있던 와이프가 이러다가 큰일 나겠다며 어서 아이폰을 바꾸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오예!!!)


공교롭게 현상이 운전 중(?) 발생했네?



합리적 의심 1 -  iOS14 업데이트

자연스럽게 합리적 의심 단계로 들어간다. 2가지 의심이 되었는데. 첫 번째는 iOS14 업데이트였다. 그런데 아이폰 6s도 업데이트를 해주고 잘 돌아가는 판에, 아이폰 x에 IOS14를 올렸다고 이런 현상이 있을까 싶었다. 그래도 혹시 모르니 재설정을 해보기로 했다. 괜히 했다. 증상은 그대로인데 페이스 아이디를 시작으로 모든 설정이 다 초기화돼서 이전 상태로 돌려놓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렸다. 결과는 실패


합리적 의심 2 - 까불다가 디스플레이를 떨어뜨렸던 날

디스플레이에 흠집이 나면서 터치패널이 망가져 버렸을까?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며칠 동안은 정상적으로 잘 사용했었다. 이것도 아닌 것 같다.


점점 더 심해지는 고스트 터치 현상

이상하게 '오늘은 괜찮네?'라고 생각할 때 즈음 제대로 동작한다. 화면 녹화를 해둘까? 하고 화면 녹화를 켜면 증상이 없다. 그런데 갑자기 미친 듯이 심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운 좋게(?) 이 고스트 현상을 녹화시키는 데 성공했다.


내가 미친놈이 아니고서야 이렇게 터치를 신나게 할 수는 없다. (고스트 터치 현상)



구글링으로 '아이폰 X 터치 오류'를 검색해본다.

그렇다. 이 현상은 마치 나는 터치를 안 했음에도 제 멋대로 눌러지는 현상을 귀신이 터치를 하는 모양과 같다고 하여 '고스트 터치' 현상으로 불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 문제는 아이폰 x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며, 애플이 인정한 부분이라 디스플레이에 한해 3년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히고 있다. 오에!!! 내가 구매한 지 2년 11개월이 되었으니 나에게는 아직 한 달의 시간이 남았으므로 잘하면 무료로 교체해주겠다?!


좀 더 찾아보니 이런 기사도 있었다. 왜 난 몰랐을까




애플 스토어로 가즈아! ('가즈아!' 하기 전에 '백업'부터 하즈아)


서비스센터 예약도 매우 쉽다. 링크를 통해 원하는 장소와 시간을 선택하고 맞추어 가면 된다. 추석이 지나면 정신이 없을 것 같고 11월이 되면 3년이 만료되니 부랴부랴 서둘러 애플스토어를 예약했다. 나는 신사동 가로수길에 가서 서비스를 받기로 했다. (새로 나온 애플 워치 밴드를 사려고 간 건 절대 아니다) 가장 빠른 시간인 10시로 예약하고  오전 9시 50분 즈음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에 도착하였다. 근데 웬 사람들이 미친 듯이 줄을 서있다.


알고 보니 이날이 애플 워치 6 한국 출시일이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 줄이 좀 이상해서 수리 예약 손님 줄이 맨 앞에 세워져 있었다. (그게 나야)  나는 어서 고치고 돌아가야겠다는 생각뿐이었고 설마 나부터 들어가는 건가 했는데 진짜 나부터 입장이었다.


정확하게 오전 10시가 땡 하니 문을 열어줬다. 갑자기 안에서 애플 가로수길 지원들이 막 뛰쳐나와 박수를 치고 나를 환호해줬다. 심지어 맨 앞에 있던 직원은 이 장면을 아이폰으로 촬영하고 있었다.


'아 나는 그저 수리를 하러 왔을 뿐인데'


창피하다. 뭐라도 사야 하나 싶었다. 미리 알려줬음 이 감격적인 순간을 찍어놨을 텐데 아쉽다.

애플 워치 6가 국내 첫 발매한 날, 애플 스토어 가로수길 1호 방문자가 된 것이다. (구매자 아니고 방문자)


여하튼, 예약 시스템이 워낙 잘되어있었고, 역시 애플이구나 싶었다. 나를 담당할 애플 직원이 나와서 이것저것 체크를 했다. 증상을 설명하고 난 뒤 아이폰을 원격으로 조정하여 테스트를 하는 게 있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그때는 정상작동 판정을 받았다. 그런데 직원이 위의 아이폰 x 디스플레이 교체 프로그램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진단센터에 이 아이폰을 보내서 정밀 진단을 해야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나는 백업을 하지 않았다.  예약을 할 때 3번 4번 백업을 하라는 텍스트 메시지가 노출되고 심지어 직원도 백업 유무를 확인하였다. 그리고 진단 프로그램을 돌리는데도 보니 백업을 한 폰인지 안 한 폰인지가 다 떴다. (아이클라우드에 백업 유무를 확인하는 듯) 예전에 배터리를 교체받은 적이 있었는데, 그때도 백업하라고 하더니 데이터 제거 없이 그대로 온 것을 보고 귀찮아서 이번에도 안 한 것이었는데 이번에는 진단센터로 보내져야 하니 보안상 모든 데이터가 삭제될 것이라 백업은 필수라 하였다.


백업되지 않으면 절대 센터로 보낼 수 없다고 하여 그냥 아이폰 x을 가지고 그대로 집으로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추석 때문에 예약이 어려워 그렇게 1주일을 보냈다.

고스트 터치는 날이 갈수록 더 심해졌다.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지나 애플스토어 가로수길을 재방문했다.



1주일 만에 다시 찾은 애플스토어

정말 서비스가 잘되어있다. 이전에 상담했던 기록이 모두 남아있어서 같은 설명을 하지 않아도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다. 수거한 후 애플 진단센터에서 진단을 하고, 나의 과실로 밝혀지면 나에게 비용에 대한 설명과 수리 시작 유무를 확인 후 수리에 들어간다고 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체 진단 결과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

문제 설명/진단

문제: 간헐적으로 터치되지 않음
재현 순서 설명: 진단 결과 이상 없음
침수실 확인하지 못함
외관 상태: 전면, 후면, 측면 보호필름 사용
제안한 해결 방법: 수리센터 입고 수리

-


고스트 터치인 것 같다고 그렇게 이야기했는데, 문제에 그냥 '간헐적으로 터치되지 않음'이라고 표기해주었다.


만약 내가 수리를 원치 않는 경우 (수리가 완료된 경우) 집으로 택배로 보내준다고 하였다. (와우)

그러면서 아이폰 x의 디스플레이 수리 비용이 내 이메일로 왔다.

디스플레이 교체 비용 66만 원(와우 2)

부가세는 별도 (와우 3)


더럽게 비싸네


 

그렇게 내 아이폰 텐은 진단센터로 보내졌다.



아이폰6s와의 3일

수리센터로 입고시키면서 유심을 그대로 빼왔다. 그리고 집에서 굴러다니던 아이폰6s가 있어서 그 녀석을 3일간 사용하게 되었다. 마스크 끼고 페이스 아이디를 해제하는 것이 그렇게 귀찮다고 생각 안 했는데, 다시 아이폰 6s를 쓰면서 지문으로 잠금해제를 하니 이토록 편리할 수 없었다. 그리고 카트라이더도 고해상도 지원은 안 되는 것 같았으나 이만하면 참 쓸만하게 돌아간다 싶었다. 다만 빨리 닳아버리는 배터리가 좀 아쉽긴 했다.



입고 1일 차 - 수리기간에도 느껴졌던 애플의 섬세함

사실 전화가 오질 않길 바라고 있었다. 괜히 수리를 할 거냐 말 거냐, (당연히 안 할 거지만) 고민해야 하고, 게다가 무상수리를 예상하고 입고시켰는데, 허무할 것 같았다. 다행히 전화가 없다.

그런데  깜깜무소식이라  혹시나 몰라서 이메일을 들어가 보았다니 내 아이폰이 막 입고해서 수리를 시작한다고 한다




아래 첨부된 링크를 들어가 보면 단계별로 진행상황이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되는 것 같았다.

다만, 디테일한 정보는 표기되지 않았다.


완료 상태 때 캡처





입고 2일 차 - 오후 4시에 수리가 완료되었다!!

소리 소문 없이 수리가 완료되었다.

집으로 배송을 해준다는 친절한 메일이 도착했다


오예! 비용 청구안 된 거죠???


그리고 어디까지 배송이 진행되었는지를 추적할 수 있는 링크를 보내준다. (새 제품을 산 것처럼)

그리고 어색함이 느껴지는 애플 이메일 마치 재미교포가 번역한듯한 이 말투



-

해당 제품이 도착하면, 성인이 이에 대해 어쩌면 서명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운송업체에서 다음 업무일에 다시 방문하게 됩니다. 웹 사이트에서 이 수리를 추적하실 수 있습니다.


Apple Store 팀,

Apple Garosugil

-



그리고, 입고 4일 만에 우체국에서 택배가 왔다.

성인이 서명해야 한다길래, 직접 수령을 하려고 회사에서 일찍 마치고 집에 오려고 했더니, 우체국 택배 (보낸 이 마곡 티엔티)가 오전에 집 앞에 도착했다고 문자가 왔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분명 애플에서 보낸 것이다. 직접 수령을 안 해도 된다는...  (쪼금 위험해 보이지만, 예전에 쿠팡에 산 새 맥북프로가 집 앞에 덩그러니 놓여 있던 것에 비하면)



어쨌든 3년이 다돼가는 아이폰 X 다시 언박싱!


짠! 이렇게 수리 내역과 함께 리퍼 박스에 담겨서 마치 새 제품처럼 왔다.

예전에 디스플레이에 금 간 것도 깨끗이 자동교체되었다 (올레!!)

너무 깨끗해서 리퍼해서 보낸 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사이드에 약간 긁힘 자극이 남아있는 걸로 보아 디스플레이만 교체한듯하다.


그런데 종이 내용에는 '배터리를 교체하였다'는 뉘앙스가 있어서 혹시나 얘들이 배터리도 갈았나? 했더니 확인해보니 배터리는 교체가 안 되어있었다. (번역을 잘못한 것인가..)



새로운 아이폰을 가진 느낌!




아이폰 10주년, 아이폰 X, 3년 짧은 사용 후기

아이폰 X는 애플의 첫 번째 풀 스크린 아이폰이자, 노치가 탑재된 제품이었다. 출시 초기에 호불호가 많았지만 역시나 그 이후에 모든 제조사들이 아이폰 X와 같은 디자인을 뽑아냈다.


 전작에 비해 너무 혁신적인 디자인 었던 나머지 처음에 약간 구매를 망설였지만,  2017년에 출시되자마자 구매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왜냐면 2018년 8월 즈음이었나?  배터리 결함이 생겨서, 1년 내 무상교체가 가능하다고 해서 정말 열심히 닳도록 쓴 다음 배터리를 교체했고, 이렇게 2020년에 디스플레이 파손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고스트 터치 현상으로 인해 디스플레이도 무상 교체했으니 말이다.


참 알뜰하게 잘 썼네!


아이폰 X을 1년 더 쓸 수 있을 것 같다.

감탄을 하며 이메일을 확인해보니 아래와 같은 초대장이 있었다.

아이폰 12!!! 얼른 나와라!!!!!!


(새로 산 것 같은 아이폰 X은 고이고이 서랍 속에 모셔둬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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