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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샤가 없다면 인도도 없다

인도 여행의 발이 되어준 오토릭샤 그리고 사이클 릭샤

by jinkyoung

인도나 방글라데시를 비롯한 동남아시아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교통수단인 릭샤. 인도에서는 릭샤 없이는 여행이 거의 불가능할 정도로 우리의 발이 되어 준 소중한 존재였다.


_MG_5142.jpg 오토릭샤
_MG_5371.jpg 사이클릭샤

릭샤의 종류는 크게 두 가지다. 자전거를 개량한 사이클 릭샤와 소형 엔진을 장착한 3륜 차인 오토릭샤. 처음 인도에 도착해서 방문한 도시는 델리였다. 여행을 함께 하기로 한 고니 언니를 인디라 간디 국제공항에서 1년여 만에 만났다. 그동안 인도, 네팔을 여행한 언니는 약 45L의 가방을 들쳐맸고, 나는 그에 비해선 작은 크기의 30L 가방을 메고서 그 무게를 실감하듯 설렘보단 긴장감이 가득한 채로 공항 밖으로 나섰다. 우리의 첫 호텔이 있는 곳은 여행자 거리라는 ‘빠하르 간즈’였다. 뉴델리역에서 걸어서 약 15분의 거리로 그다지 멀지도 가깝지도 않아 우리는 걸어가기로 마음먹었다. 빠하르 간즈로 가는 동안 나는 인생 최대의 혼돈과 마주했다. 오토릭샤에서 뿜어내는 매연으로 텁텁한 공기, 도로를 뒤집듯 클락션을 연신 눌러대는 오토릭샤. 그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사이클 릭샤까지. 걸어가고 싶지만 걸어갈 수가 없는 상황이랄까. 이제 막 델리에 입성한 외국인을 환영하기라도 하듯 릭샤왈라들은 끊임없이 우리에게 대화를 걸었고 앞을 가로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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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 선을 넘나드는 차량들. 그런 도로를 아무렇지 않게 건너 다니는 사람들. ’

‘ 빵빵거리는 소리, 시끄러운 도로 위에서 흥정하는 이들의 모습. 아직까지도 어색하다. ’

- 2016. 12. 02 델리 2일 차 작성한 일기 중에서 -


인도에 와서는 소위 말하는 ‘멘탈붕괴’의 상황이 매일로 이어졌기에 거의 모든 릭샤를 잡는 것은 인도에서의 경험이 많은 고니언니의 몫이었다. 릭샤를 잡는 보통의 패턴은 이러하다. < 1. 나 어디 가고 싶어. 2. 얼마야? 3. 노노, 너무 비싸잖아! > 외국인 손님을 ‘봉’으로 보는 릭샤왈라는 인도인 시세에 비해 아주 비싼 가격으로 손님을 태우려 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흥정을 해보는 것과 내가 원하는 값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쿨하게 그 자리를 떠나는 것. 인도에서는 릭샤는 넘치고 넘치기 때문에 꼭 한 곳에 집착하지 않아도 다른 릭샤를 잡으면 된다. 이때, 아쉬운 릭샤왈라는 백이면 백 당신을 부를 것이다.


“헤이 마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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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박한 릭샤왈라의 외침이 들려온다. 다시 도도하게 걸어가 그의 말을 들어보고 합당한 가격이라 생각하면 타고, 아니면 다시 떠나면 된다. 보통 이런 행위를 반복하다 보면 서로가 양보해서 적정 가격으로 협상 후 릭샤에 오를 수 있다. 이제 마음을 놓고 경치를 즐기기.. 전에!! 나는 늘 구글 맵의 어플로 제대로 된 방향으로 가는지 확인하곤 했다. 이 소심하고 겁 많은 성격은 인도에 와서도 그대로였다. 하지만 내내 지도만 보고 있는 것을 추천하진 않는다. 나는 탈탈탈 릭샤의 엔진 소리를 듣고, 빵빵 소리로 가득한 도로도 구경하며 나름대로 질주를 즐겼다. 덜컹덜컹, 의도치 않게 엉덩이가 내내 들썩거리는 탑승감을 지니고 있지만 가장 시원한 바람을 즐길 수 있는 잠깐의 드라이브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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릭샤를 타면서 다양한 에피소드가 많았는데, 그중 한 번은 ‘릭샤 셰어’를 한 것. 델리에 위치한 꾸뜹 미나르 유적군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지하철역에서 내려 오토릭샤를 타야 한다. 우리는 꾸뜹 미나르 유적군에서 지하철로 돌아오는 길에 오토릭샤 셰어를 경험했다. 릭샤 셰어는 말 그대로 다른 이와 함께 릭샤를 공유하여 타는 것인데, 어색함과 불편함을 감수하는 값으로 저렴한 가격에 태워주곤 한다. 나름의 장단점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늘 그랬듯 릭샤의 가격을 흥정하는데, 웬일인지 릭샤왈라가 원하는 가격에 해주겠다며 쿨하게 따라오라고 하여 쫄래쫄래 그의 뒤를 쫓았다. 그의 릭샤에는 이미 몇 명의 사람들이 탑승해있었다. 이게 무슨 일이야? 하고 따지려고 하니, 함께 릭샤를 탑승하는 ‘셰어’였던것. 이미 뒷좌석에는 외국인 남성 3명이 자리하고 있었고, 나와 고니 언니는 운전자 왼쪽과 오른쪽에 붙어있는 손바닥만 한 쿠션이 자리하는 의자에 엉덩이를 걸친 채로 탈 수밖에 없었다. 릭샤를 타는 약 5분이 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행여 떨어질까 걱정이 되어 릭샤를 부슬 기세로 꽉 잡으면서도 마치 내가 운전하는듯한 기분이 들었던 시간이었다. 나름 인도에서만 겪을 수 있는 놀이기구랄까..?


_MG_6119.jpg 아그라에서 하루종일 함께 한 오토릭샤

꿈보다 해몽이라고, 난 릭샤를 마냥 매연을 쏟아내며 시끄럽게 도로를 질주하는 ‘툭툭’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릭샤왈라들이 달리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나도 모르게 ‘침착해, 진정해!’라고 말하곤 하지만.. 인도에 도착해서 호텔을 찾아갈 때부터 델리로 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조드푸르 공항에 갈 때까지, 인도 여행의 시작과 끝을 장식해 준 릭샤는 없어선 안 될 소중한 발이었다. 릭샤가 없었으면 내 여행도 없었을 것이니, 감사하는 마음을 가득 담아 글을 마무리한다.




릭샤 제대로 타기 tip

1. 가격 흥정을 할 때, 너무 터무니없는 가격을 부르면 ‘누구한테 들었는데~ 그 가격 아니야. 너무 비싸잖아!’라고 말하면 절반 정도는 꼬리를 내린다. 우리는 실제로 식당 주인이나 호텔 매니저에게 적정 가격을 물은 후 애용하곤 했다.

2. 목적지에 도착했는지 구글맵으로 확인은 필수. 제대로 도착하지 않았으면 돈을 주지 못한다고 말하자. 그렇다면 돈을 받기 위해 릭샤는 목적지를 향해 다시 떠날 것이니.



안녕하세요, 진경입니다.

브런치에는 목적에 맞게 인도에서 느낀 여러 감정들을 풀어내는 글 위주로 작성할 계획입니다.

그 외의 정보성 글은 블로그에, 사진 감상은 인스타그램 및 폴라에 업로드 할 것입니다.

인도여행을 준비하는 분이나 혹은 언젠가 떠나실 분들께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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