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어하우스 1주일 차
친구와 보이지 않는 미래를 꿈꾸며 나누었던 대화.
친구는 종종 말하곤 했다.
한강이 잘 보이는, 그런 아파트에서 살고 싶노라고.
그 대화를 나누었을 때만 해도
나에겐 별로 와 닿지 않았었어서, 시큰둥 '응 그래~'하고 말았던 기억이 있다.
그런데 그로부터 몇 년이 흘렀을까,
별 관심 없던 내가 지금 한강공원이 코 앞인 곳에서 거주하고 있다 (!!!!!)
아직은 날씨가 쌀쌀하여, 낮이나 저녁엔 사람이 없는 한강.
잠깐의 서울살이는 다름 아닌 '셰어하우스'에서 이뤄지고 있다.
3개월 동안 서울에 살 계획이다.
그런 내게 단기 원룸은 너무 비쌌고,
그렇지만 고시원은 가기 싫어서
차선책으로 선택한 것이 셰어하우스 되시겠다.
잠깐의 생활이지만, 방을 구하기 위해서 강남 일대의 셰어하우스 5곳을 돌았다.
어떤 곳은 코 앞에 큰 도서관이 있어 날 유혹했지만, 방이 너무 좁고 가격이 비쌌다.
다른 집은 가격은 너무 저렴했지만,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감옥일 것 같은 느낌인 집이었다.
적어도 아침에 일어났을 때 기분이 나쁘고 싶진 않았다.
그리고 가장 충격적인 집은, 1인실 같았지만
알고 보니 가벽으로 방을 나누어 2명이 방을 쓰는 집도 있었다.
가서 보고 얼마나 경악을 했는지. 티는 안 내고 돌아왔지만..
그래서 지금 사는 집은 어떻냐고?
방은 4개, 화장실은 1개, 사람은 총 5명이 거주하는 아파트다.
거실에는 큰 tv와 책상이 있으며 햇볕이 잘 드는 남향집이다 (!!)
부엌엔 전자레인지, 토스트기, 인덕션, 전기포트가 오밀조밀 자리하고 있다.
젊은 사장님께서 필요한 것도 잘 구매해주시고,
인테리어도 깔끔 그 자체로 꾸며주셔서 만족도 goood!
물론 셰어하우스는 그것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
함께 사는 사람들로 평가가 극과 극으로 달릴 수도 있다는데 -
이제 막 일주일 가까이 살아본 바로는 잘 모르겠지만, 불편함 없이 대화하며 잘 지내는 중이다.
며칠 후면 3월이 되는 지금,
건강하게 밥을 먹고 몸을 챙겨 온 지도 4개월이 다 되어간다.
단지 코앞에 한강공원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헬스장 값을 아껴보기 위해 선택한 셰어하우스가
생각보다 마음에 든다.
남은 3개월, 이 곳에서 더 좋은 추억만을 쌓아갈 수 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