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헬퍼 교체 고민

by 차의 시간

헬퍼가 우리 집에 온 지 3개월이 조금 넘어간다. 경력 12년의 베테랑이라 처음에는 우리가 운이 좋아 좋은 헬퍼를 만났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몇 가지 일을 겪고 나니 헬퍼를 바꿀까 하는 생각이 든다.


어제까지만 해도 나는 그게 위생관념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내가 깨끗하다고 생각하는 기준과 그녀의 기준이 달랐다. 예를 들어 나는 그녀에게 화장실 사용 후 꼭 핸드워시로 손을 씻으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그러지 않는 것 같다. 새로운 핸드워시를 사준 지 한 달이 넘어가는데 양이 정말 조금밖에 줄지 않았다. 5번은 사용했으려나.... 게다가 그녀가 아이의 도시락을 설거지하면 도시락이 다소 미끌미끌하고 아이 컵에서는 종종 쉰내가 난다. 비위가 상하고 마음도 상한다. 그러면 헬퍼에게 어떤 점을 고쳐달라고 말하면 되는데 말하는 게 망설여진다.


오늘 아침 남편에게 이야기를 했다.

“나는 근데 헬퍼한테 뭘 고쳐달라고 말하는 게 잘 안돼. 나 커뮤니케이션을 잘 못 하는 것 같아. “

“음... 네가 그 사람과 이야기하고 싶지 않은 거 아닐까. 다른 사람들하고는 이야기 잘하잖아. “

“그런가.... “


문득 돌아보니 내가 우리 집 헬퍼랑 대화하는 것을 싫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는 그게 그녀의 방어적인 태도 때문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느 날은 조금 큰 개미들이 우리 집 부엌에 드나들기 시작해서 내가 경악을 했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개미들이 향하는 곳이 그녀의 간식 보관소였다. 나는 그녀에게 단 맛이 나는 간식들을 모두 냉장고로 넣어달라고 했다. 그 후 나는 개미퇴치제를 이곳저곳에 붙였다. 그녀는 다소 못마땅한 표정이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나 다시 들여다보니 개미들은 사라지지 않았다. 하아.... 개미가 왜 줄지 않는 것 같은지 의견을 물어보니 밖에 비가 와서인 것 같다고 그녀는 대답했다. 그렇게 대답을 하면 개선의 여지가 사라진다. 나는 간식을 최대한 냉장고로 넣어달라고 이야기하고는 개미 퇴치 스티커를 더 붙였다.


또 한 번은 아이가 굉장히 달아 보이는 간식을 먹고 있길래 내가 물어보니 헬퍼가 사주었다고 했다. 놀라운 마음에 헬퍼에게 아이에게 마음대로 간식을 사주지 말라고 말하니 그녀는 아이가 먹고 싶어 해서 사주었다고 말했다. 그래도 사주지 말라고 말하니 떨떠름해하며 알았다고 답했다. 왜 나의 카드로 본인 마음대로 아이에게 유해한 식품을 사주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헬퍼를 교육시키는 것보다는 교체하는 것에 더 마음이 기운다. 무언가를 이야기하면 항상 이유가 있고 그 이유는 자신이 아닌 외부로부터 온다. 비가 와서 개미가 집으로 들어온다던지, 아이가 먹고 싶어 해서 유해한 간식을 사주었다던지 하는 식이다. 피드백을 자신에 대한 비난으로 받아들인다면 개선이 힘든 것 같다.


고용하는 사람이 되어보니 어떤 사람을 고용해야 하는지 좀 알 것 같다. 이렇게 이야기하면 좀 꼰대(?) 같지만 태도가 정말 중요한 것 같다. 물론 나도 돈을 벌기 위해 일하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 자기 일에 대해 책임감이나 정성은 필요한 것 같다. 마음이 없으면 그게 일의 결과로 드러나기 마련이다. 그렇다고 헬퍼에게 조금 더 정성으로 일해달라고 말하고 싶지도 않다. 그래, 이번 주 안에 정리를 해야겠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미국 출장의 재미, 아울렛 쇼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