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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수거함을 없앴다.

by 사랑

우리 집에는 분리수거를 위한

분리수거함이 없다.

3년 전 신혼살림 장만할 때

3단으로 쌓아놓고 쓰는 분리수거함을 샀지만,

얼마 전 집 정리하면서 없앴다.


이유인즉슨,

우리 집의 작은 뒷베란다에

분리수거함이 차지하는 공간이 너무 커서.

그리고 재활용품들이 들어가 있을 곳이 있으니

쌓아두게 되고, 배출을 오히려 미루게 된다.

때로 용량이 가득 차면

분리수거함 옆에 쌓아두기도 했다.


그래서 분리수거함은 깨끗이 닦아서

창고에 너저분한 물건들을 담아두었다.

그럼 분리수거는?

재활용품이 생길 때마다 조금씩 모아서

현관에 잠시 두었다가

밖에 나갈 때마다 배출한다.


배달음식을 주문하면

포장되어 온 비닐에, 포장용기를 담아 버린다.

택배가 오면

택배 박스에 각종 재활용품들을 담아다가

나갈 때 항상 챙겨 나간다.

낡은 쇼핑백이나 비닐봉지를 활용하기도 한다.


분리수거함이 있어야

집안이 더 깨끗할 것 같지만,

없애고 난 뒤가 더 깨끗하다.

보이는 곳에 모아놓으니

더 자주, 더 부지런히 배출하게 된다.

버려야 할 것은 빨리 버리고

집에 쌓아두지 않으니

공간도 깔끔하게 비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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