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그렇지만, 운전을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전방주시를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사람이 길을 걸을 때도 앞을 잘 봐야 넘어지지 않죠. 자동차는 그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가장 가벼운 경차라도 무게는 1톤에 육박합니다. 앞을 못 보고 무언가를 충격했을 때의 충격량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운전할 때 운전자가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의무, 전방주시와 항상 함께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바로 안전거리입니다. 아무리 앞을 잘 봐도 앞차와의 거리가 너무 가까우면 돌발상황에서 제동 하지 못하고 충격할 수밖에 없습니다. 자기는 다르다고, 남들보다 반응속도가 좋다고, 아무리 허세를 부려도 불가능입니다.
즉, 앞차와의 간격을 잘 유지한 채로 앞을 잘 봐야 합니다. 사실 이것만 명심해도 대부분의 사고는 예방할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100km/h 로 달리는 고속도로의 안전거리는 100 미터를 유지하라고 하며, 제한속도가 50km/h 인 시내에서는 보통 30~40 미터를 잡으라고 합니다. 물론 비나 눈이 오는 날에는 더 길게 잡아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안전거리를 두고 다니는 차는 거의 없습니다. 10명 중 한 명도 되지 않습니다. 아니, 사실상 우리나라 운전자의 99% 는 적정 안전거리를 지키지 않습니다. 이유는 뻔합니다.
"안전거리를 지키면 옆에서 자꾸 끼어듭니다."
또한, 안전거리를 지켜서 자꾸 끼어들기를 허용해 주면, 자기와 같은 차로를 이용하는 뒤차들의 항의를 받을 수도 있습니다. 앞에서 자꾸 끼워주는데 기분이 좋을 리가 없지요.
이 딜레마를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원칙과 센스의 조화가 잘 어우러져야 하는데, 이건 상황마다 너무 달라서 특정 짓기 힘듭니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4가지를 기억하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1. 분기점 끼어들기는 하나씩 번갈아가며가 국룰이다.
보통 2개의 차로가 하나로 줄어드는 곳이나, 합류 분기점 같은 곳에서는 정체가 많이 일어납니다.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를 매일 이용하시는 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이럴 경우, 원래차로에서 한대, 합류차로에서 한대 이렇게 번갈아가며 진입하는 것이 '국룰'입니다. 그러니깐 앞차 뒤꽁무니를 바짝 붙어가면 안 된다는 말입니다. 앞차와 내차 사이에 옆차 하나씩은 끼워줘야 합니다. 그래야 옆차로 차들도 진입을 할 수 있지요.
그렇다고 옆차 2대를 끼워줘선 안됩니다. 그건 분명 내 뒤차들에게 실례입니다. 이미 하나 끼워줬는데 옆차로에서 하나가 더 들어오려는 느낌이 들면 '빵' 한번 해줘야 합니다. (내 뒤로 붙어 임마!)
2. 멘탈이 강하다면 그냥 끼워줘라.
그냥 이것저것 생각하기 싫고 그저 잔잔한 음악 들으면서 유유자적 운전하고 싶다면, 정석대로 안전거리 유지하면서 다 끼워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물론 고속도로 1차로에서 이러면 안 됩니다) 가끔 뒤차들이 '빵'하면서 비난을 하고 가겠지만 이 정도 멘탈이면 아무것도 아닐 겁니다.
사실 시내에서 이렇게 끼워주고 신호 걸리고 하더라도, 끼워준 차들은 어차피 다음 신호에서 또 만납니다. 이리저리 차로를 바꿔가면서 생쇼(?)를 하는 차들도 어차피 신호에 걸리게 되어있고, 차종에 상관없이 전지전능한 신호등 앞에선 모두가 평등합니다. 즉, 도로에선 어떻게 달리든지 간에 규정속도와 신호등이란 게 있기 때문에, 도착 시간은 비슷비슷합니다 (이런 실험들이 이미 많이 있습니다)
고속도로도 마찬가지입니다. 워낙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옆에 차 좀 끼워준다고 해서 도착시간이 그리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시속 100km 로 달린다고 하면, 1 km 를 36초에 달리는 셈이 됩니다. 즉, 끼어드는 옆차들 때문에 설령 이동거리를 100미터를 손해 보더라도, 도착시간 차이는 고작 3.6초에 불과합니다.
3. 끼워주기 싫으면 옆차와 나란히 달려라.
가끔 그런 날이 있습니다. 너무 바쁘고 빨리 가야 하는데 차가 막히는 경우. 그 상황에서 옆차들이 자꾸 끼어들려고 간(?)을 보고 있으면 초조하기 그지없습니다.
내차와 앞차 사이로 옆차가 끼어들려고 하는데, 끼워주기 싫을 때 방법은 사실 간단합니다. 옆차와 나란히 달리면 됩니다. 상식적으로 자기 바로 옆에 다른 차가 있고, 눈에 뻔히 보이는데 핸들을 틀어 진입하는 미친x은 매우 드뭅니다. (접촉이 난다면 볼 것도 없이 100대 0입니다)
끼어들기를 실패한 옆차가 다시 틈을 만드려고 조금 더 속도를 높여서 내 대각선 앞에 위치한다면, 다시 나도 내 차로에서 속도를 높여서 그 차 옆으로 나란히 위치하면 됩니다. 이런 식으로 블로킹을 할 수 있고, 몇 번 실패한 옆차는 다른 곳에서 다시 기웃기웃할 것입니다.
물론 여기서 전방주시를 잘해서 앞차와의 간격을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끼워주기 싫어서 옆차 블로킹 하는데 눈이 팔려서 앞차를 추돌해 버리면... 그냥 망합니다. 조금 빨리 가서 몇천원 아끼려다가 몇천만원 날아가는 수가 있습니다.
4. 브레이크는 주기적으로 점검해라.
적정 안전거리가 있지만, 현실적으로 드문드문 지키기 어려운 상황도 있을 수 있습니다. 모두가 충분히 이해하고 공감할 것입니다. 하지만 법에게 그런 걸 기대하면 안 됩니다. 규정대로라면 앞-뒤차 추돌 상황은 뒤차가 100% 보상해주는 게 맞습니다.
그럴 때를 대비해서 앞차를 추돌하지 않도록 평소에 브레이크 제동력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 정도 속도에서 내가 '꽉' 밟으면 어느 정도 제동거리에서 서는가? 만약 평소 느낌보다 더 밀려가는 것 같으면 브레이크 점검이 필요합니다.
자동차는 달리는 것보다 서는 게 더 중요합니다. 엔진/변속기보다 더 중요한 게 브레이크입니다. 슬리퍼 신고 운전하면 안 되고, 하이힐(구두) 신고 운전하면 안 됩니다. 평소에 브레이크를 '풀파워'로 밟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그래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럼 요약을 해보겠습니다.
-모이는 분기점에선 한 차로당 하나씩 끼어듭니다.
-평온하게 다니고 싶으면 그냥 끼워줍니다. 어차피 별 차이 안 납니다.
-끼워주기 싫을 땐 옆차랑 나란히 달립니다. 물론 앞은 잘 봐야 합니다.
-브레이크 점검은 필수입니다. 신발은 제대로 신고 운전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