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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st Writer Feb 09. 2023

예적금은 1년을 기다리면서 왜 주식은 한달을 못참아요?

주식으로 돈 벌고 싶으면 주식하지 마세요


어떻게 하면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을까에 대한 정답은 사실 없다. 그딴 게 있었으면 세상 사람 모두가 부자가 되었을 테니깐. 주식이든 뭐든, 항상 돈을 버는 사람이 있으면, 그만큼 잃는 사람도 있다. 아파트 시장에서 누군가가 꼭지에 사서 물린다는 건, 딱 그만큼 그 전 주인들이 수익을 냈다는 뜻이니깐. 그게 균형이고, 보존의 법칙이고, 자연의 섭리이다.


물론 그중에 '확률'이 높은 방법은 분명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 모두는 이 방법을 알고 있다. 하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왜? 재미가 없으니깐.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돈을 버는 것에도 재미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도박은 인간의 본능이라는 말이 새삼 실감이 난다. 


재밌게 돈을 잃는 것의 대표적인 예는 로또와 카지노에 있고, 재미없게 돈을 버는 것은 바로 투자에 있다.


주식은 안전자산인 예금이나 채권보다 변동성이 심한 상품이며, 그만큼 마음먹기에 따라서 고수익을 낼 가능성도 분명히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주식으로 '높은 확률' 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이것이다. 



주식을 하지 않는 것이다. (응??)






필자는 주식을 시작함에 있어서 꼭 지켜야 할 원칙 몇 가지를 정했는데, 대부분 널리 알려진 기준을 택했다. 


1. 남들 살 때 팔고, 남들 팔 때 사라. 

2. 공포에 사고, 환호에 팔아라.

3. 10년을 가질 주식이 아니면 10분도 가지지 마라.

4. 후회할 것 같으면 사지 마라. 샀으면 후회하지 마라.

5. MTS를 설치하지 않는다. 핸드폰으로 주식하지 마라.



IT 기술의 발달로 인해 참 편해진 것이 많지만, 그중에서 투자 분야는 절대적이다. 침대에 누워서 핸드폰으로 미국 주식까지 실시간으로 사고 팔 수 있는 세상이니깐.


하지만 필자는 이러한 핸드폰을 통한 모바일 주식 거래, 즉 MTS 먼저 없애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말 그대로 '자주' 주식을 하지 않는 게 주식으로 돈 버는 길이라고 믿는다.


핸드폰으로 실시간으로 주가를 보면 사고 싶어지고, 팔고 싶어 진다. 사고 싶을 때 사면 99 % 망하고, 팔고 싶을 때 팔면 99 % 망한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사람 심리가 그렇다. 거래수수료가 줄줄 새는지도 모른 채 말이다. 


개인투자자가 사고 싶다는 마음이 든다는 건, 기관(외국인) 투자자가 차익 실현을 하는 매물인 경우가 많고, 개인이 팔고 싶은 마음이 들 때는 기관(외국인) 투자자가 저가매수를 하고 싶은 매물인 경우가 대다수다. 그들은 주식시장이라는 전쟁터에 최전선에서 싸우는 전사들이라, 단타 매매와 정보력에 있어서 개인이 이길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이길 수 있다고 자만하는 사람들은 지금 무수히 물려있다)


그러면 방법은 하나뿐이다. MTS 를 지우는 것이다. 평소에는 일상의 생업에 종사한다. 주식을 잊고 지내야만 주식이 오른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주식을 하지 않아야 주식이 오를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필자는 증권계좌는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1~2번 컴퓨터(HTS)로 확인한다. 그 사이에 너무 오른 건 일부 부분 환매해서 차익을 실현하고(수확), 떨어진 주식은 추가매입(물타기, 리밸런싱)을 한다. 어떤 날은 그마저도 잊고 지낸다. 한 달 내내 계좌를 안 열어본 달도 있다. 그래도 사실 별 상관이 없다. 배당금은 잊지 않고 꼬박꼬박 들어온다.


시장이 폭락했다는 기사가 뜨면, HTS를 열어서 주식 매수를 한다. (평소엔 거의 사지 않는다) 공포에 던지는 물량을 받아내는 게 좋은 주식을 저렴하게 사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아무리 좋은 주식이어도 비싸게 사는 것은 좋지 않다. 아무리 나쁜 주식이어도 싸게 사는 것은 좋다.


주문도 그냥 넣어두고 잊어버린다. 체결 안 됐어? 그럼 안 되는 거지. 며칠 뒤에 다시 주문을 넣어도 상관이 없다. (오히려 더 싸게 사게 된 경우도 많다) 호흡을 길게 가져야만 장기적으로 주식시장에서 승리할 수 있다. 앞서 말했듯 속칭 '단타'는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에게 절대로 상대가 안 된다는 건 이미 수많은 사람들의 피눈물로부터 증명이 된 사실이다. 어쩌다 한 번씩 통한다고 할지라도 결코 '지속적'이지 않다. 승산이 없는 싸움은 애초에 하지 않는 게 유일한 승산이다.



필자는 10년을 가질 주식만 보유하라, 라는 원칙이 맞게 아직까지 모든 물량을 매도한 주식이 하나도 없다. 주식 안에서 수량 조절은 해도, 전액 환매는 하지 않는다. (물론 채권은 duration 이 있으니 어쩔 수 없지만) 평생 함께 하겠다는 생각으로 주식을 갖는 것과, 물려있는 것은 완전히 다른 얘기다. 중요한 건 나의 '의지'로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이다. 자기가 갖고 싶어서 갖고 있어야 한다. 매우 중요하다.


주식을 일단 갖고 있으면 후회하지 않는다. 대부분 사람들이 주식을 매수하고 후회하는 것은 크게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너무 비싸게 샀거나, 다른 종목보다 수익률이 안 좋거나. 주식을 싸게 사는 법은 앞서 설명했고, 다른 종목과 비교하여 후회하지 않는 법도 사실 모두 알고 있다. A 라는 주식을 살까, B 라는 주식을 살까 고민이 된다면 둘 다 사면된다. 돈을 절반으로 각각 나눠서. 그게 분산투자다.



사고 싶을 때 사지 말고, 팔고 싶을 때 팔지 마라. 주식시장에선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하면 안 되는 일을 하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본시장에서 돈은 인내력이 약한 사람에게서 강한 사람에게로 흐른다. 이러한 불변의 진리는 결코 거스를 수 없기 때문에 불변의 진리이다.



-부기.

수익률 인증을 할까 하지 말까 고민하다가, 이번에도 하지 않기로 했다. 주식시장도 일상도, 해야 하는 일을 하는 것보다, 하면 안 되는 일을 참는 것이 더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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