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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orest Writer Feb 20. 2023

내 주식이 떨어지길 기다려본 적이 있나요?


사람들과 주식에 대해 얘기하다 보면 나에 대해 놀라는 부분이 있다. 작년 한 해 코스피가 마이너스 20%를 찍었는데, 도대체 너는 뭘 어떻게 하길래 수익률이 항상 플러스냐고. 세상 돌아가는 일에 별로 관심도 없는 것 같고, 주식을 그렇게 열심히 하지도 않는데 개인 수익률은 코스피 평균을 훨씬 상회한다. (선물이나 인버스, 공매도에 투자하는 것도 아니다)


평소 차분한 성격을 가졌고, 소문이나 사람들의 경향성에 잘 휩쓸리지 않는 것도 수익률에 분명 큰 도움을 주는 게 사실이다. 감정을 철저히 배제하고 이성적으로 주식에 임하면 '당장의'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찍혀도 크게 동요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질문 하나가 필자의 플러스 수익률의 근간이 된다.



내 주식이 떨어지길 기다려본 적이 있나요?



필자는 확신한다. 이 질문을 해본 적이 있거나, 이 질문에 예스,라고 대답한 적이 있는 사람은 분명 다른 사람들에 비해 평균 수익률을 훨씬 높게 가지고 있을 거라고.


만약 이 질문에 노,라고 대답하거나, 이게 무슨 개소리야, 제정신이니? 이런 반응이 나오는 사람들은 아마 많이 '물려'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방법은 간단하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 그리고 배당이 높은 상품을 사는 것. 이렇게 2가지다. 너무나 당연해서 초등학생도 할 수 있는 답이다.


흔히들 무릎에서 사서 어깨에서 팔아라,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얼핏 들으면 개소리도 이런 개소리가 없다. 지금이 무릎인지 허리인지 어깨인지 어떻게 알아? 허리니 어깨니,하는 얘기는 모두 미래의 시점에서 결과론적으로 회상하는 것이지 현재 상황에선 절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중요한 포인트는 바로 이 부분에 있다. 지금 주식의 가격이 무릎인지 어깨인지 모르기 때문에, 무릎이냐 어깨냐의 기준을 '내'가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내가 산 가격이 싼지 비싼지 모르겠다면 계속 분할해서 싸게 사라, 내가 판 가격이 비싼지 싼지 모르겠다면 계속 분할해서 팔아라.



어떤 주식을 만원에 1주 샀다고 해보자. 시간이 지나 그 주식 가격이 5천원이 된 상태에서 1주를 더 사면, 총 주식 2주를 평균 7500원에 산 게 된다. 분명 처음엔 어깨에서 산 거 같은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어깨가 아니다. 이런 식으로 내가 산 가격을 '싸게'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장기' 투자가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무작정 오래 갖고 있으라는 말이 아니라, 오랜 시간을 들여서 내 주식을 '싸게' 매입한 효과를 내라는 뜻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딴 거 없지. S전자가 8만원 일 때 100주, 1000주 한꺼번에 지른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다. 왜? 10만원 갈 것 같아서. 물론 미래에 충분히 갈 수도 있다. 기다리는 게 지칠 뿐이다.)


주식을 파는 것도 마찬가지다. 내가 팔면 올라간다,라는 자조 섞인 한탄이 자주 나오는 이유는, 대부분 사람들은 모든 물량을 한꺼번에 던지기 때문이다. 당연히 주식을 파는 것도 오랜 시간을 들여서 조금씩 덜어낸다면 '비싸게' 매도한 효과를 낼 수 있다. 10000원에 산 주식을, 12800원에도 몇 개 팔고, 14100원에도 몇 개 팔고, 13300원에도 몇 개 팔면 된다. 


이 모든 것의 전제는, 바로 주식을 오랜 기간 갖고 있어야 한다는 점에 있다. 갖고 있는 것도 '물려서'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니라, 그 시간만큼 추가 분할 매수건, 매도건 어떤 '액션'을 취해야 함에 있다. 가만히 냅둔다고 답이 있는 게 아니다. (10년째 박스권인 주식들도 수두룩하다)


즉, 무릎이냐 허리냐 어깨는 맞추는 게 아니라, 내가 '설정' 하는 것이다. 나의 무릎이 누군가의 어깨가 될 수 있고, 나의 어깨가 누군가의 무릎이 될 수도 있는 게 주식이다.



필자가 처음 보는 종목에 임하는 태도는 다음과 같다.


1. 일단 1주를 사본다.

2. 수익률이 마이너스가 찍히면 더 산다.

3. 수익률이 더 많이 내려가면 더 많이 산다.

4. 다시 수익률이 올라가면 조금씩 덜어낸다.

5. 수익률이 고공승천을 하면 더 이상 쫓아가서 사지 않는다.



맨 처음 말한 내 주식이 떨어지길 기다려본 적이 있나요? 라는 질문은 바로 5번 단계가 지나서 하게 된다. 어깨에서 대부분 덜어냈기 때문에 다시 사려면 떨어지길 기다려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처럼 행동하지 않는다. 주식이 올라갈 때는 관심 없다가 어? 더 올라가네? 어디까지 가는 거지? 탑승할까 하지 말까? 에라이 모르겠다... 올인! ...... 그리고 물려있다. 


무릎도 아니고 어깨도 아니고 머리 꼭대기에서 영혼까지 끌어모아 싸그리 매수한 다음에, 이런 질문을 한다. 


손절 해야 할까요?






얼마 전 부동산 유튜브에서 재미난 얘기를 들었다. 현재의 부동산 하락기에는 대부분 사람들이 집을 사지 않는데, 부동산 중개소에서 8억에 나온 매물이 비싸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한 건 똑같은 매물이 작년, 재작년 10억 일 때는 싸다고 마구마구 달려들었던 것이다. 8억은 비싼데, 10억은 싸다.


사람들은 오르는 상품은 무한정 오를 거라 생각한다. 내려가는 상품은 끝도 없이 내려갈 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당장 아무 주식이나 검색해서 들어가 보자. 계속 오르기만 하는 게 있는가? 계속 떨어지기만 하는 게 있는가? 


집단 군중심리는 감정적이고, 격정적이며, 때로는 화끈하다. 공포를 줄 땐 끝도 없는 암흑일 것 같고, 축배를 들 땐 그 순간이 영원할 것만 같다. 하지만 실상은 전혀 아니다. 산이 높으면 골도 깊은 것처럼, 모든 역사는 좋았다, 안 좋았다를 반복한다. 생생히 살아있고, 끊임없이 순환한다. 좋은 일과 좋지 않은 일이 계속해서 반복해 오는 우리들 인생처럼.



공포에 사고, 환호에 팔아야 한다. 공포에 팔고, 환호에 사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불장난의 끝은, 파멸뿐이다. 욕심을 버려라. 쫓아가서 사면 반드시 망한다. 차익을 실현했으면 미련 없이 돌아서라. 다시 떨어질 때까지 기다려라. 기다리기 심심하면 다른 종목에 관심을 가져라. 일상에 집중해라.



아파트든 주식이든 '손절'을 고민한다는 건, 사람들의 우르르 집단 군중심리에 휩쓸려 머리 꼭대기에서 영혼을 끌어모아 '풀매수'를 한 경우에서 나타난다. 천만원으로 1억 만들어보자, 테마주니, 급등주니, 오늘이 제일 싸니, 하는 달콤한 말들이 열심히 옆구리를 찔러댄다. 자산배분과 분할매수 둘 중에 하나만 망각해도 돈을 잃어버릴 수 있는 시장에서, 두 개를 다 무시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물려있을 수밖에.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손절할까요, 묻는 게 아니라, 손절할까 라는 고민이 애초에 들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장기투자이고, 건실한 자산배분이다. 내 주식의 가격은 내가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내 투자이고, 내 책임이다. 모두 내가 판단하고, 모든 결과 역시 나의 것이다." 하는 마음으로, 군중심리에 휘둘리지 않을 자신만의 소신, 때로는 남의 조언을 쉽게 듣지 않는 고집이 필요하다. 그러면 돈을 잃는 것도 쉽지 않다.


그리고 돈을 잃지 않으면 돈을 번다. 간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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