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여자가 남자보다 육아를 잘하는 이유

by Forest Writer


남자의 인생은 크게 두 가지의 위기가 있다.


1. 여자친구(와이프)가 화가 났는데 이유를 말을 안 해준다.

2. 아이가 화가 나서 우는데 이유를 말을 안 해준다.


두 가지 경우 모두 해답은 같다. 어떻게든 이유를 빨리 알아내서 가장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남자들은 이유 맞추기를 잘 못한다. 혼쭐(?)이 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육아를 하다 보면 아이는 참 많이 우는구나,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나도 이렇게 많이 울었을까?) 물론 아무 이유 없이 울지는 않을 테지만, 그 이유를 찾는 것도 참 힘겨울 때가 많다.


육아를 하는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 보면 아이가 울 때 남편들이 하는 행동이 하나같이 다 똑같다.


어디가 아픈가?

속이 안 좋은가?

배고픈가?

기저귀를 갈아야 하는가?

옷을 갈아입혀야 하는가?

졸린가?

온도가 마음에 안 드나?

습도가 마음에 안 드나?

목욕하고 싶은가?

안아달라고 하는 건가?

눕혀서 안으면 괜찮을까?

세워서 안을까?

왼쪽으로 안을까? 오른쪽으로 안을까?

놀고 싶은 건가?

장난감1이 마음에 안 드는 걸까?

장난감2가 마음에 안 드는 걸까?

장난감3이 마음에 안 드는 걸까?

...


이렇게 체크리스트를 다 점검을 했는데 이상이 없다. 그런데 애는 계속 운다. (속으로 생각한다... 어쩌라고?) 달리 다른 방도가 없다. 와이프를 호출하는 수밖에. 자기야 도와줘.



아내는 능숙하게 아이를 받자마자 등을 토닥이면서 달래기 시작한다. 그러면 아이가 울음을 그친다. 남자는 문제가 생기면 이유를 찾고 해결하려고 하고, 여자는 감정부터 공감하려고 한다는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아이가 원하는 건 (외로운?서러운?) 감정의 공감이었다. 그런 것도 모르고 문제의 원인의 분석이니 해결방안의 수립이니... 이런 걸 읊어대고 있으니 아이가 계속 우는 건 당연하지.




인류사에서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살아남은 문명의 공통점이 있다. 남자는 먹을 것을 찾아 돌아다니고, 여자는 집에서 아이를 돌본다. 아마도 모유수유가 생물학적으로 남자는 불가능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다. 어쨌든 그런 이유로, 남자는 이동수단(자동차)에 환장을 하는 게 유전자에 박혀있고, 여자는 말하지 않아도 상대의 마음을 읽는 능력이 유전자에 박혀있다.


모든 문명이 처음부터 그러지는 않았을 것이다. 아마도 다양한 삶의 방식들의 부족들이 살아가다가, 남자가 먹거리를 책임지고 여자가 육아를 맡는 집단의 사회적 효율성이 높았기 때문에 경쟁에서 유리했고, 멸망하지 않고 지금까지 살아남았을 것이다. 다윈의 진화론에서 알 수 있듯이,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한 법이니깐. 물론 이런 문명의 방식은 앞으로의 환경에 따라 얼마든지 변화할 수 있을 것이다.




퇴근을 하고 집에 들어오면, 하루종일 아이와 씨름하느라 파김치가 되어버린 아내가 있다. 내가 얼른 아이를 받아서 아내를 쉬게 하고 싶은 마음에 팔을 걷어붙인다. 육아는 휴식이 없으니깐. 앞으로 육아를 더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하루하루 아이에 대해 배워나간다.


2025년 새해가 밝았다. 매일, 아이를 안고 눈에 눈을 맞추고 감정을 공감하려 애쓰는 일상을 보내고 있다. 체력적으로 조금 힘들긴 하지만, 체력이야 기르면 된다.


우리 집에 있는 우리 셋 가족. 올해도 건강하고 행복하길. 매일 간절히 기원하는 밤이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남자는 왜 세 번만 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