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에 뻥 뚫렸는데 브레이크는 왜 밟는 거죠?

by Forest Writer


운전할 때 가장 짜증 나는 상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면, 항상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것들이 있습니다.


-대각선 앞에 달리던 차가 갑자기 내 차선으로 급 변경을 하는 경우 (암살인가?)

-고속도로 추월차선 혼자 점유하는 차 (룸미러 좀 봐라 제발...)

-분기점 얌체 새치기 (거 줄 좀 섭시다, 기다리는 사람은 뭐가 됩니까...)


아마 이렇게 3가지는 자동차라는 물건이 없어질 때까지 부동의 상위권을 차지하지 않을까요? 첫 번째 항목은 그나마 반자율 주행을 하면 줄어들긴 하겠네요. (두 번째, 세 번째는 더 심해질지도)


그런데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짜증 난다고 여기는 설문 결과도 있습니다. 바로 브레이크를 습관적으로 밟는 차인데요. 운전을 하지 않는 사람은 의아해 할 수도 있을 겁니다.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는데 나랑 무슨 상관?" 하면서 말이죠. 그런데 앞차에 브레이크등이 들어오면 일단 나도 속도를 줄여야 합니다. 앞에 무슨 일이 났을지 모르니까요. 그런데, 막상 앞에 가보면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냥 뻥 뚫린 도로에서 혼자서 엑셀 밟았다가 브레이크 밟았다가... 계속 반복하는 쇼를 하고 있는 거죠. (혹시, 양발 운전?)




역지사지라는 말이 있습니다. 최대한의 상상력을 동원해서, 습관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사람들의 생각 속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아마도 이런 경우였을 겁니다.


시속 100 킬로 제한속도인데, 자기가 지금 110 킬로로 달리고 있어요. 그래서 100 킬로로 속도를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생각보다 조금 더 줄어들었네? 다시 속도를 올립니다. 살짝 내리막이었을까요. 이번엔 넘었네요. 다시 줄이기 위해 브레이크를 밟습니다. 이렇게 무한 반복...


이걸 라이브로 보는 뒷차들의 입장에선 환장할 일입니다. "저거 지금 뭐 하는 거야? 그냥 엑셀만 떼면 되잖아?" 네, 그걸 모르기 때문에 지금 저러고 있는 거겠죠?


사실 전기차를 타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엑셀에서 발만 떼고 (아무것도 안 밟고) 주행하면 속도가 줄어드는 게 실질적으로 체감이 되실 겁니다. 따라서 브레이크는 거의 완전 제동 할 때 외에는 잘 밟지 않습니다. 하지만 내연기관을 타시는 분들은 그게 체감이 잘 되지 않아서 습관적으로 브레이크를 밟는 분들이 많습니다.


내연기관차도 어느 정도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엑셀에서 발을 떼고, 즉 아무것도 안 밟고 관성 주행하면 알아서 속도가 줄어듭니다. 기어를 물린 상태에서 엔진의 저항으로 속도가 줄어드는 것, 이것을 엔진 브레이크라고 합니다. 저처럼 수동을 운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렇게 속도를 줄입니다. 풋브레이크로 속도를 줄이면 거의 필연적으로 기어를 내려야 하기 때문에 상당히 귀찮죠. 당연히 연비에도 안 좋습니다. 내리막길에서 받은 관성을 그대로 유지한 채, 저단 변속 없이 그대로 오르막길을 쭈욱 올라가는 게 베스트 입니다. 오르막을 올라가는데 앞차에서 브레이크등이 들어온다? 운전을 직업으로 하시는 분들 입장에선 화날만합니다.




브레이크를 자주 밟으면 연비에 안 좋은 건 당연한데, 문제는 앞차가 브레이크를 밟기 시작하면 뒷차들도 연쇄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개인이 아닌 사회 전체적인 연비 감소와 배출가스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입니다. 유령정체라고도 하지요.


자동차에 대한 환경 이슈가 전 세계적으로 큽니다. 어떤 원료를 써야 할까, 어떤 구동방식을 택해야 할까, 아직도 확립된 건 없습니다. 계속해서 보완하고 발전해나가고 있는 중이죠. 그런데 사람들이 많이 간과하는 것이 있습니다. 자동차에서 나오는 배출가스 외에도 브레이크 패드나 타이어 분진 같은 미세먼지도 상당하다는 것, 그리고 그것들은 대부분 '제동' 상황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말이죠. 쓸데없는 급제동 및 드리프트를 하는 것이 환경에는 최악의 행동이라는 말입니다. (서킷 근처는 정말...)


게다가 브레이크를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면 마찰로 인해 파열될 수 있고, 정말로 제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하지 못하는 사고가 생길 수 있는 위험이 커집니다. 정비와 관리를 못한 죄도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또한 눈길 상황에서 브레이크를 밟으면 조향(방향전환)이 되지 않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한데, 사람들이 많이들 모르고 있습니다.


혹시라도 처음 아시게 된 분들은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모든 자동차는 평지(또는 오르막)에서 엑셀에서 발만 떼어도 속도가 줄어듭니다. 그리고 내리막길이 심할 경우는 기어 M 모드의 - 로 옮기면 저단 변속이 되어, 풋 브레이크 사용 빈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특히 눈길 내리막길은 절대로 풋 브레이크에만 의지해서 내려오면 안 되고, M 모드 (엔진 브레이크) 사용이 필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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