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인해 격리를 당한 지 7일째 되는 어느 날입니다.
원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을 싫어하는 저는 코로나라는 진단명과 함께 강제로 집에서만 머물러야 하는
상황이 왔고, 거의 평생을 나가서만 지내고 집은 밤늦게 들어오는 나날과 잠들기 아깝다며 버텼던 새벽들로 인해 부족했던 잠을 모두 채울 수 있을 것 같다고 한 편으로는 정말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매일같이 나가던 사람이 출근 안 한다는 사실을 좋아했겠으나 평범하게 밖에서 햇빛조차
쬘 수 없다는 사실은 사람을 미치게 했기엔 충분했던 일 같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굉장히도 많았고 쉬는 동안 하고자 계획했던 일들도 리스트업을 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갇혀있는 내부라는 공간은 조금씩 나를 갉아먹고 누르는 공간으로 변해갔습니다.
그저 눈을 감고 있는 것에 만족하고, 하릴없이 이미 본 영상들 사이를 가로질러 스크롤을 반복하고
수많은 sns를 새로고침하며 또 긴 글들은 머리가 아프다는 이유로 피했습니다.
나는 아픈 환자라는 사실 하나가 사람을 이렇게까지 무력하게 만들 수 있는지 몰랐습니다.
휴식이라는 달콤한 말로 다가와 사람에게 무기력을 안겨줄 수 있는 그 이름은 무엇일까요?
영화 리뷰를 하고자 영화도 몇 작품 보았고 글로도 써보려고 노력했지만,
항상 다능인을 동경한다고 말하지만 이 애매한 재능으로 쓴 글을 보는 것조차 힘든 시기가 왔습니다.
지금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 같고 여태 써내려 온 글들이 부끄럽기만 합니다.
조금은 건강한 마인드로 금방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