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루포레스트 Apr 04. 2023

영화_소울메이트

아무래도 긴 여행이 될 거 같아, 바이칼 도착하면 엽서 보낼께 안녕.

사람마다 마음 속에 인생영화 하나씩을 품고 산다. 

나에게도 기분에 따라, 상황에 따라 볼 수 있는 영화들이 있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도 그 중 하나다.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라는 영화는 칠월과 안생이라는 두 여자 주인공이 동성이기에 우정이라 느꼈고

이성이라서 사랑이라고 느낀 감정들로 인해 벌어지는 일들을 담은 영화다. 


그리고 지금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소울메이트는 '안녕, 나의 소울메이트'의 한국판이다. 

원작은 대만 영화여서 한국의 감성이랑은 조금 달랐기에 소울메이트는 과거 1990년대를 시작으로

과거 한국의 소박하고 정겨운 제주도의 풍경을 담았다.


원작과 비교를 했을 때 거의 모든 부분이 같았다.그랬기에 성공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요즘 리메이크해서 나오는 작품들이 많은데 그 중에 대부분은 원작과의 차이점을 주고 싶어

결말을 아예 다르게 만든다던지 중간 요소가 다르던지 하는 부분들이 많은데 오히려 많은 사람들은

그 점을 마이너스 요소로 꼽기도 했다. 하지만 소울메이트는 대부분의 흐름을 전부 가져가고 일부만 한국스럽게 변형한게 전부이다. 예를 들자면, 당근 농사를 하는 집의 풍경, 시내에서 귀 뚫기, 한국 고등학생들의 야자(야간자율학습), 아파트 분양 권유 등을 대표로 뽑을 수 있다. 

그런 부분들이 존재하기에 원작보다 친근한 느낌으로 우리에게 다가온게 아닌가 싶다.




이 영화의 매력이 뭐냐고 물으면 나는 아마 제일 먼저 캐스팅! 이라고 외칠 것이다.

사실 원작을 한국판으로 만들 때 안생 역을 맡은 '주동우' 배우의 느낌을 살릴 사람이 있을까? 

싶었는데 김다미라는 배우가 그 생각들을 깨부숴주었다. 특유의 장난끼가 녹아있으면서 

진자하게 감정을 잡아야 할 때는 다른 배우가 연기하는 것처럼 감정을 굉장히 잘 살려주는 점이

좋았다. 어떻게 보면 정말 미울 수 있는 캐릭터임에도 정말 밉지 않고 오히려 사랑스럽다 라는 말이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연기를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원작에서 주동우 배우의 애드립이었지만 가장 유명한 장면 중 하나가 된 욕실씬을 김다미와 전소니배우는 원작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잘 살렸다고 생각했다. 


칠월 역을 맡은 마사순 배우는 전소니 배우가 맡았는데, 독립영화계에서 유명하던 전소니 라는 배우의 인지도를 확 끌어올려줄 작품이라고 생각했다. 영화 내에서 모범생적인 이미지를 굉장히 잘 살려주면서 

나머지 김다미와 변우석 배우의 수수한 인상들을 뒤로하고 진한 얼굴선으로 인물을 각인 시키기에 좋았다. 




그리고 이 영화를 얘기하면서 빠질 수 없는 점은 영상미라고 생각한다.

요즘 흔히 말하는 '디토 감성'이 실제로 잘 녹아있는 영화 중 하나로, 여름의 덥고 습한 느낌이 아닌

청량한 느낌을 잘 살리면서 우리가 겪어보지 않았던 둘의 학창시절을 같이 옆에서 본 것 처럼 그려진 부분들이 좋았다. 소소할 순 있지만 둘이 야자째고 스쿠터를 타고 가는 장면이나, 소원을 빌러 산 속으로 들어가는 장면들이 특히 그랬다. 



사실 이 영화가 주되게 말하는 얘기는 그게 아닐까

'동성이기에 우정이라 생각했고, 이성이기에 사랑이라 생각했다.' 라는 말이 너무 와닿았다. 

영화 중 하은이 미소에게 소리치는 장면이 있다. 

"네 주변에 한 명이라도 너를 사랑한 사람이 있을 것 같아? 엄마? 진우? 아니야. 나만이 너를 진심으로 사랑했다고." 라는 식의 말이었다. 당연히 나머지 사람들도 미소를 사랑했으리라 생각한다. 많이 걱정했고 잘 되기를 빌어주는 사람들이 미소 곁에는 있었다. 하지만, 하은의 마음 속 미소는 다른 감정으로 남아 있을거라 생각한다. 안 보고 있어도 마음 속에서 같이 살아가는 존재. 그런 존재로 남아 있을 것이다. 

그랬기에 떨어져있는 세월에도 수많은 사람들이 하은의 곁을 지나갔음에도 마지막에 가장 크게 자리잡은게 미소라, 미소의 그림을 그리던 하은과 그 그림을 마저 그리던 미소의 장면은. 한국판에서 가장 잘 살린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된다. 서로가 무슨 마음으로 그 그림을 그리고 있었을지 상상하면서 보다보면 그들의 감정선을 같이 따라가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너무나 사랑했기에 미워했던 이 관계를, 

나는 평생을 살면서 알 수 있을까?



영화 소울메이트입니다. 


작가의 이전글 가면 속의 아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