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블루포레스트 Oct 04. 2023

영화_시간을 달리는 소녀

"미래에서 기다릴게."



'첫사랑을 영화로 그린다면 이런 느낌이 아닐까?'


-


나와 같은 시대를 살았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제목과 명대사.

애니메이션 영화인 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가장 유명한 명대사이다. 

치야키의 "미래에서 기다릴게."


과거 우리가 사랑 하나에 울고 웃던 시대에 저 대사를 듣고 울지 않은 사람은 없었다. 

나 또한 희대의 명작 중 하나라고 생각했기에. 그렇게 어려운 대사도 아닌데 어떻게 그런 생각을 했지? 싶을 정도의 울림을 주었다.



이 영화는 그날따라 너무 꼬여버린 일상 속 마코토의 하루이다. 그날따라 실습이 안 풀려서 양배추를 날려 불을 내버리고, 지나가는 길에 날아온 남학생에게 깔리기도 하고, 지각은 면했지만 시험은 면하지 못했던 그런 하루들이 겹겹이 쌓였다. 마지막까지 숙제를 가져다 두려고 들어간 과학실에서 갑자기 튀어나온 누군가 때문에 놀라 이상한 것을 깔고 뭉개며 넘어지는 너무도 기묘한 하루다. 


그날 결국 기차가 들어오는 내리막에서 자전거 브레이크가 고장 났다는 사실을 알았다. 내려가는 길에서. 다급한 상황, 브레이크는 여전히 말을 듣지 않고 기차는 들어오고 있다. 결국 기차가 들어오는 타이밍과 동시에 자전거는 차단기에 부딪히며 자전거와 마코토 둘 다 공중으로 날아간다.



이러다 죽는구나 싶었는데 눈을 뜨니 바로 직전에 부딪힐 뻔한 아주머니와 부딪힌 상태로 살아있다.

죽었다 싶었는데? 왜 내가 여기서 살아있지?라고 생각하며 엄마의 심부름을 그대로 가서 이모에게 털어놓는다. 이모는 그게 타임리프라고 한다. 너에게 의지만 있다면 또 가능할 거라고 말하는 이모를 의심스럽게 쳐다보는 마코토. 그렇게 주인공은 본인이 타임리프를 할 수 있다는 자각을 하게 된다. 



타임리프가 생긴 주인공은 정말 아무런 생각 없이 쉽게 타임리프를 쓰게 된다. 푸딩을 먹기 위해서, 누군가의 사랑을 이어 주기 위해서, 뷔페를 다시 먹기 위해서, 노래방을 1시간 돈 내고 10시간을 부르기 위해서 등등 정말 남발을 하며 사용한다. 그런 사실을 다시 이모에게 알리는데 이모는 악용하지 않아 다행이라고 하지만 결국 네가 행복하기 위해 쓰는 만큼 누군가는 불행할 거라 말한다. 그때까지는 그럴 일이 있을까 싶었으나 바로 다음 장면에서 불행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마코토가 책임을 면하기 위해 어떤 남자애와 요리 실습을 바꾸었더니 그 남학생은 다른 학생들에게 그날의 일로 괴롭힘을 당하고, 괴롭힘을 말리려는 마코토에게 오히려 분노하며 소화기를 던진다. 치아키가 맞을 뻔했기에 다시 타임리프를 써서 치아키를 구하기는 했으나 튕겨나간 소화기는 자신의 친구 유리가 맞게 된다. 


불행은 자꾸 불행을 낳았다. 한 수 앞을 처리하기 위해서 두 수 앞에 있는 불행은 미처 못 보았다. 


그 뒷 내용은 치아키와 마코토의 이야기지만 그 부분이 이 영화 속 핵심이라 생각하여

직접 보시기를 권한다. 


이 영화가 주는 울림은 명대사 중에 하나

"Time waits for no one" 시간은 아무도 기다려주지 않는다. 

시간과 순간에 대한 소중함을, 혹은 사람 관계의 소중함을 알려주는 영화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사라질 것을 알면서도 보내주는 게 사랑이다. 

보고 싶을 것이다. 이제야 내 마음을 알게 되었는데 영영 만날 수 없는 관계성에 대해 영화를 끈 지 5시간이 지난 지금도 가슴 한편이 먹먹해진다. 


조금은 건조한 하루를 보낸 사람에게, 가벼운 설렘을 느끼고 싶은 사람에게, 또 잊었던 추억을 기억하고 싶은 누군가에게 건네기 좋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미래에서 기다릴게."


-


포스팅 중 사용한 사진들은 네이버 '시간을 달리는 소녀' 포토에서 사용하였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