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의 취향

그리고 용기

by 리미

'저는 오타쿠입니다'


이렇게 자기소개를 시작하면 사람들은 과연 어떤 반응을 보일까?

언젠가부터 우리 사회에서 오타쿠, 혹은 덕후라고 불리우는 사람들을 사회의 부적응자나 조금은 이상한 사람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

사전적 의미에서 오타쿠는 어떤 분야나 사항에 대해서 이상할 정도로 열중하며 집착하는 사람이다. 문장 그대로 여러 성향의 사람들 중 그냥 '어떤' 사람일 뿐이다.

하지만 왜 우리는 자신을 오타쿠/덕후 라고 소개하는 걸 꺼리는 걸까?


필자가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다닐 때 있었던 일이다.

그렇게 친하진 않았지만 꽤나 말이 통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그 친구는 일본 만화를 무척이나 좋아했다. 그래서 만화책도 즐겨보고 만화 주제곡을 부르기도 했고, 본인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그리기도 했다. 그 때는 오타쿠라는 말이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 그런 말을 쓰지 않았고, 그리 부정적으로 그 친구를 보지도 않았다. 그러나 티비에서는 그 비슷한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칭했다. 캐릭터와 같은 크기의 인형을 사고, 그 인형에 이름을 부여해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 사람들을 오타쿠라고 부르면서 일반적인 것(normal)에서 조금은 벗어난 것(abnormal)처럼 대했다. 매체에서 하는 말에 쉽게 휩쓸렸던 그때의 나도 오타쿠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건 오로지 개인의 취향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개인의 취향은 말 그대로 본인만의 취향인데 우리 사회는 취향을 가지는 것조차 어렵게 만들었던 것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잔인하기까지 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쉽게 말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는 건 참 슬프다.


나도 오타쿠다.

어릴 적부터 대중문화를 쉽게 접했고 한국의 케이팝에 누구보다 열광했고, 지금도 열광하고 있다. 다만 그 범위가 조금 더 넓어지는 부분도 있고 더 깊어진 부분도 있다. 나는 한국의 아이돌 문화를 사랑하는 그런 덕후이다. 이런 걸 바로 덕밍아웃이라나 뭐라나.

좋아하는 가수의 앨범과 음원이 나오면 사서 듣고 감상평을 적기도 한다. 수강신청보다 경건한 마음으로 콘서트 티켓팅을 하고, 나와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친구와 그 가수의 뮤비, 음악방송 등을 보고 카메라워크나 음향, 배경에 대해 우리 나름 진지하게 이야기 하곤 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우리는 그렇게 아이돌 문화를 향유하고 있다. 누군가는 나의 글을 보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누가 뭐래도 이것은 나만의 취향이니 그 생각은 접어두길 간절히 바란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오타쿠는 어떤 분야에 대해 열중하며 집중하는 사람을 일컫는다. 아웃 라이어에서 말한 것처럼 오랜 시간을 투자해 그걸 연구하다보면 그 분야에서는 전문가가 된다. 오타쿠는 그런 사람들이다. 무언가에 집중하여 파고들 수 있는 힘이 있고, 용기가 있다. 설령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조금은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미움받더라도 용기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오타쿠가 좋다.



오늘의 노래 D'sound - Do I need a rea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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