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생각집(단상)

아버지에 대한 짧은 글

by 숲숲

"아버지, 저도 부정이처럼 아무것도 되지 못했습니다." 한국드라마 인간실격에서 출판사에서 열심히 일하던 부정은 어느 날 회사에서 쫓겨납니다. 그러는 와중에 겪는 호된 시집살이, 아이를 못 가진다고 구박하는 시어머니를 만나 고생합니다. 부정의 아버지는 파지를 주우셨는데, 아버지는 부정이 멀쩡하게 회사를 잘 다니는 줄만 알고 있었습니다. 부정은 어느 날 울면서 아버지에게 고백합니다. "아버지 저는 아무것도 되지 못했어요." 저도 아버지에게 말하고 싶습니다. "아버지 저도 아무것도 되지 못했습니다. 회사에서는 쫓겨났고 직업은 없습니다. 이래도 저 괜찮을까요?"


인생을 살다 보면 삶을 되돌아보아야 할 때가 옵니다. 일상에서 문득문득 생각나는 사람... 많은 사람들 앞에서는 손쉽게 꺼내지 못하는 대상에 대한 이야기를 오늘은 생각집에서 마음편히 말하려고 합니다. 아이는 아빠와 엄마의 반반을 닮는다고 흔히들 말합니다. 저도 '나는 누구를 닮아서 글 쓰는데 흥미가 있고, 그림을 좋아하는 걸까?' 생각해 보면 아버지를 참 많이 닮았습니다. 아버지는 공부하는 것도 참 좋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생업을 유지하면서도 공부해 중년의 나이에도 공인중개사시험에 합격했을 정도였으니까요. 글과 공부를 좋아하는 소박한 사람. 그게 저희 아버지입니다. 드라마를 다 보고 나서도 맴도는 부정의 절규는 그때는 잘 알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녀가 왜 그랬는지 알 것도 같습니다. 아버지를 생각하는 밤에 저는 오늘 그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천천히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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