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Forest Green
Feb 15. 2020
사랑도 떨어질 꽃잎임을 왜 몰럈을까
사랑의 온도
식어버린 열정을 사랑이라 하는 것은 고통이다.
그 사랑을 미련이라 하는 것 또한 하늘에 그물을 펴는듯한 무모함이다.
그럼에도 인간은 원망과 미움이 교차하는 그 시간조차도
미련으로 사랑을 붙들면 열정이 다시 훨훨 타오를 거라 믿는다.
인연의 흔적조차도 다 타버린 잿더미 속에서 불씨를 찾으려 애쓴다.
가슴이 무너진다는 말은
식은 열정이 감당해야 할 고독을 깨닫는다는 말이다.
이 비극의 이유는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지켜야 될 자존과
떳떳했던 선택이 짊어진 책임 때문이지만
결국 구슬픈 가락에도 무너질 모래성일 뿐이다.
사랑도 열정도 바람에 떨어질 꽃잎임을 왜 몰랐을까!
계절 따라 바뀌는 온도에 지나지 않는 것이 열정이고
온도에 따라 입거나 벗는 것이 사랑이다.
그러니 사랑이란 이름으로 나의 전부를 소모하지 말자.
진실한 사랑은 날 위해 남겨둔 무언가가 있을 때 가능하다.
외로움이 기대하는 그 찬란한 사랑은 환상이고
그 환상을 깨 버리는 건 사랑이며
그 사랑을 깨어버리는 건
일순간 타오르다 꺼지는 열정이니
이기적인 사랑만이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
2004 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