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마늘 꽃

엄마에 대한 흐릿해지는 기억을 붙잡기 위한 기록

by 새벽숲

2019.05.19


오늘은 엄마 생일이다.

어제는 가족들이 모여 납골당에 가서 예배를 드리고

구례 이모가 마련한 음식을 먹으며

서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외가터에가서 엄마가 심었다는 마늘도 구경하고


할머니 할아버지 산소도 보고 왔다.


얼마 전엔 대장내시경과 위내시경을 했고

대장내시경에서 선종을 발견해서 제거했고

소화가 안되 골치인 위는

깨끗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소화 문제는 다른 곳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


깨끗한 피를 갖고 있으며 뇌혈관나이도 4살어리게 나왔다.

내 안에 있는 죄책감들은 나를 헤치진 못했나 보다


수영은 왜 그렇게 재미있는지

물에 뜨는 자체가 즐겁다.

이제 PT 가 끝났고

체력도 마음도 단단해지는 중이고

체지방 감량은 덤으로 얻고 있다.


매일 반복되는 운동하는 생활이 지겨워

평일에 이틀 정도는 저녁 운동을 쉬고

독서 토론에 참여해야겠다.


꽃이 만발한 거리를 보니

꽃을 유난히 좋아했던 소녀감성의 엄마가

생각이 나서 더 슬펐다.

꽃을 보고 슬퍼해야 하는 시간은 언제까지일까

엄마 친구가 오늘 엄마 생일이라서

너무 우울하다고 하셨다.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에 친구분께 꽃놀이를 가자고 했었기 때문이다.


몇십 년 된 두 분의 우정

매년 봄이 되면 함께 꽃을 보며 아이처럼 웃는 사진을

많이 찍으셨었는데

그분의 마음을 어떻게 내가 보듬을 수 있을까

난 내 동생을 감당하기도 벅차다


분주한 아침

아침 수영을 다녀와

도시락을 준비하고 출근 준비를 한다.

요리만 하고 살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하다가도

노동의 고리를 바꾸질 못하겠다.

잠시만 이대로 변화 없는 삶을 살자


지금 무언가 결정을 한다면 그건

실수일 거라고 누군가 조언해줬기 때문이다.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익힌다.

요즘 들어 토마토가 더 달고 맛있다.

하루에 세 개씩 꼭 먹고 있다.

암 진단 초기에 엄마한테 만들어주던

토마토 수프를 이제 내가 먹고 있다.


더 많이 만들어줄걸

더 자주 만들어줄걸

더 정성스럽게 만들어줄 걸

사랑한다는 말과 함께 전해줄걸


오늘 아침엔 택시에서 내릴 때

친절했던 기사님께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며 내리다가

엄마 생각이 나서 멈칫했다.

엄마는 모든 타인에게 친절했는데

그게 때론 난 불평이었으면서도

오늘 아침 "감사합니다”라는 나의 말에서

엄마의 말투가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엄마는 모든 택시기사와 이동 중엔 이야기를 하고

내릴 때는 꼭 "감사합니다”라는 말을 했었다.


말라가는 나의 어깨가

아픈 엄마를 닮았다.




엄마를 닮은 아이를 갖고 싶어 졌다.









매거진의 이전글기차 호흡 흐릿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