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에서

by 소인

천변에서

아름다운 그대, 밤 천변(川邊)으로 나오라 겹겹이 조명으로 싸인 소나무, 열매 대신 등 달고 흔들리는 나무들 고요한 시골의 화려한 밤 산책을 즐기는 사람들, 똥 싸는 강아지, 오줌 누는 술꾼... 바이러스의 공포에 질린 사람들 등불 밝힌 천변에 나와 '새로운 변화와 풍요로운 미래'를 다짐한다. 노동에 지친 사람 목에 수건 걸고 휘황한 물 위의 다리를 건넌다 별이 물속에 처박히고 변화는 하늘에서 떨어지고 더 잘 살 수 있는 희망은 너를 배척하고 누리는 복락 나 없는 공동체가 무슨 소용이랴 미사일 쏘고 방사포가 날아도 방위비만 넉넉히 내면 지켜주는 국방 안보 든든한 한미일 혈맹 패전 후 쫓겨간 일군(日軍) 현해탄 건너 탱크 몰고 올 날 침 튀기는데 *'벚나무 아래 시체가 묻혀 있는' 것처럼 불빛 되비치는 구정물에 슬픔과 분노 콸콸 흘러간다


*카지이 모토지로(梶井基次郞, 1901~1932). 「벚나무 아래엔(櫻の樹の下には)」제목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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