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by 소인


탈탈탈 경운기가 온다.

하얀 머리칼 날리며 핸들 꺾느라 몸 흔드는 운전수 성성이 같다. 젖이 늘어진 암컷 성성이를 태운 경운기가 지나간다. 성성이 부부처럼 늙은 경운기 진땀 뺀다.


위대하다.

어딘가에 있는 자신들의 사냥터에서 일하고 돌아가는 부부의 모습이 위대하다. 밥 버는 것들의 행위에는 손으로 땅을 파고 하늘의 물기를 기다리는 간절함과 갈퀴손으로 내리치는 태질로 알곡을 얻고 호미로 땅 뒤집어 감자를 수확하는 땀으로 버무려진 행위라야 위대하다.

나머지 머리 굴려 돈 버는 남의 등 치거나 앉아서 공으로 얻는 소득은 불로하여 소소하거나 얍삽하다. 땀이 없는 노력은 된밥처럼 강파르고 매몰차다. 숲을 통과하는 바람소리 없는 노래거나 흐름을 멈춘 죽은 강이다.


탈탈탈 경운기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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