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 지원금
국민 지원금으로 쌀 샀다.
삼겹살도 조금 샀다. 난 국가가 돈을 준 게 하나도 고맙지 않다. 매일이 재난이다. 당연한 걸 받은 게 아니고 한참 모자라다. 국가는 자본가를 통제하지 못하고 대중을 통제했다. 전월세 살며 죽어라고 일하는 동안 땅값은 천정부지로 널 뛰었고 요행히 빚 내 집 사고 땅 산 사람은 집과 땅을 불려 나갔다. 땅은 모두의 것인데 일부가 많은 땅을 차지하고 공장을 돌리고 이윤을 가져간다. 호적에 잉크 마르지 않은 손주가 임대사업자가 되는 세상이다. 세 평의 고시원에서 또 청년이 세상을 등졌다. 유품 정리사는 고인의 이력서를 챙기다 눈물을 훔쳤다. 타인의 탐욕을 비난하면서도 동시에 갈망하는 나는 삼겹살을 뒤집으며 소주 한 병이 아쉬워 마누라 눈치를 살핀다. 그녀는 공으로 생긴 재난 지원금으로 무얼 할까 궁리가 구만 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