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똥가리
내가 너흰 줄 아느냐 가을걷이 끝난 퀭한 들판 내려다보며 한껏 솟구쳐 하늘로 날아오르는 꿈 죽지 사이로 파고드는 현실의 추위 안온한 아랫목 따윈 안중에 없어 자본의 달콤한 유혹에 빠질 생각도 없어 독한 외로움 견디며 비단으로 친친 감은 너희들의 이기적인 욕망 부박한 사념의 끄트머리 붙잡고 시비하는 아사리판 낄 마음 없어 나 비록 상한 짐승의 내장 물어뜯어 허기 채우는 삶이지만 좁다란 반도 떠나 내 고향 드넓은 초원에서 드높이 올라 목청껏 울음 우는 날 기다리지 사랑도 남의 일 숱한 정념의 밤 뚫고 얻은 불신의 깨달음 극락의 저편에서 수의고고(守義枯槁)하는 부러진 자존 건드리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