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
더 살아도 될낀데 살기 싫은 게지 더러븐 세상의 똥냄새 섞긴 싫은 게지 저 혼자 학처럼 날아간 게야 아프면 아프다고 외로우면 외롭다고 전화 한 통 넣지 그랬나 무심한 친구야 고고한 척 하지 마 나도 매일이 지옥인 건 매한가지야 더러 불알 쌔근하고 정수리 홰홰 꼭지 돌아가는 가짜 사랑 없다면 진즉 떠나고 말았을 거야 우리가 어디서 만났던가 더듬을수록 까마득해 월급 타면 다방 아가씨 짭짤하게 조지던 재미 우짜노 경남 청소년 산악회 강릉에서 싱얼롱 할 때 별가루로 퍼지던 노랫소리 들리고 물 바닥 조개 끓어오르던 맛 아슴하군 이른 봄 일 들어가기 전 본 게 마지막이니 추석 안부 문자 끝이었다니 좀 섭섭하군 저잣바닥에서 김일성이 최고!라고 외치던 공산주의는 게로 끌고 갔나 맞장구치던 나 없이 심심하지 않겠나 선친 땅 뭉텅뭉텅 떼다 팔아먹는 재미 이젠 끝이런가 자식 걱정 애닯던 모친 서방 끌탕하던 마누라 걱실한 아들 딸 두고 어찌 떠났누 전국 각처 흩어진 동생들 여름이면 놀러 와 잡던 그 많던 통발 은어는 어쩌라고 나도 그대처럼 사라지고 싶다 우리가 어느 별에서 다시 만날 날 기약인들 할 수 있겠나 동백꽃처럼 실감 나게 뚝뚝 떨어지는 슬픔보다 눈물 훔친 매초롬한 얼굴로 아무렇지 않게 데면데면하게 싸ㅡ싸ㅡ 동해 너울 볼 때도 되었는데 경상도 땅 삼간 누옥 낡은 지붕 타고 본인 부고 날아오는 바람소리 문턱에 걸려 넘어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