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 든 길

by 소인


'잘못 든 길에도 풍경이 있다'


섬의 도서관에서 처음 꺼내본 책의 소제목이다. 요즘 젊은 작가의 수필집을 즐겨 읽는다. 치열하게 살아가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소중히 안고 사는 솔직하고 거침없는 고백과 용기에 감동을 받기 때문이다. 유명 작가의 묵직한 울림을 주는 삶의 시선도 나름의 감동과 성찰을 주지만 이름 없는 청년 작가의 글에서 꾸밈없는 활어의 생명력을 느낀다. 또 한 가지 느끼는 점은 정말 글을 잘 쓴다는 거다. 부러 꾸미거나 과장하지 않고 생김 그대로의 느낌과 비유는 되 읽어도 지루하지 않다. 짧은 문장에서 톡톡 쏘는 명문이 튀어나온다. 그건 부단한 글쓰기의 훈련보다는 느낌 그대로의 솔직한 내면을 가감 없이 드러낸다는 면에서 스스로의 문체와 삶의 철학을 숙성시키기 때문일 거다.


산문집 「시시한 사람이면 어때서」의 유정아 작가는 이렇게 문장을 맺는다. '잘못 든 길에도 둘러볼 풍경이 있을 것이고, 운이 좋다면 또 한 번 완벽하게 아름다운 순간을 마주칠 수도 있을 테니까. 그리고 그 순간들은, 다음 날들을 살아갈 때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 줄 테니까.' 나이 들어도 유치하고 정열이 넘치는 사람이 있고 나잇값만큼 점잖은 사람이 있다. 나잇값은 세대나 연륜의 문제가 아니다. 개인의 삶을 대하는 진지한 시선에 달렸다. 청년이라고 돌진하고 실패해도 된다는 건 기성세대의 회고 취미다. 요즘 청년은 실패하면 굶어 죽는다. 반면에 '그 나이 먹도록 그런 것도 몰라'라고 한다면 몰라도 된다. 세상은 호기심 천국이고 다 알면 귀신이다. 성공이 목표라는 얘긴 아니다. 풍요로운 인생보다 풍성한 삶을 사는 게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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