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을 보내며

조국 사퇴가 남긴 것

by 뉴피


한 시대를 풍미한 아이콘으로 산다는 것은 어떤 기분일까 궁금했었다. 게다가 무소불위 검찰을 개혁하겠다고 나선 사람이라니. 조국이란 의미심장한 아이콘의 붕괴를 보는 허망함을, 사퇴한 법무장관은 송구하다는 말로 갈음한 것인가.

취임 후 35일, 지명 67일 만에 조국은 말했다. “불쏘시개의 역할은 여기까지”라고. “서해맹산”의 각오로 검찰과의 전쟁에 뛰어들었고 오늘 아침 개혁안 발표, 어제까지만 해도 “끝을 봐야 한다”며 최선봉에 섰던 그였다. 그래, 공정과 정의는 한 개인이 붙잡고 살기에는 너무도 무거운 가치라고 백번 양보했다 치자. 그래도 ‘개혁과 수호’라는 이질적인 단어를 한 데 묶어가며 서초동에서 그 많은 사람들이 울부짖었는데.. 고작(?) 가족 곁으로 떠나다니 말도 안 돼.(나는 ‘조국 수호=검찰개혁’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여름에도 긴 셔츠를 말아 올리고 긴 목을 기울여 숱 많은 희끗한 머리를 쓸어 올리는 그를, 지성과 재력과 미, 대체 가지지 못한 게 뭐냐고 농담처럼 말할 때가 좋았다. 검찰개혁의 상징이 아니라 정부의 실정, 검찰의 오만을 꼬집는 가벼운 조국일 때가 그를 선망하고 존경하기에 불편함이 없었다. (가려운 곳 긁어주고 권력을 꼬집는 꼼꼼함이 되레 ‘사랑받은 만큼 미움 받는다’는 진리를 다시금 새기게 했지만..) 그가 ‘불쏘시개’로 권력에 불을 지르겠다던 말이, 공정과 정의라는 말을 무색하게 하고 정권의 정체성을 흔들 화마가 될 줄 누가 알았을까. 평범한 시민보다는 나은, 우리를 대변해 무언가 제대로 해줄 것이라는 희망이 다 타버린 폐허가 된 이 공허함은 무엇으로 대체할 수 있을까.


어쩌면 우리는 인정해야 하는지도 모른다. 한 개인에게 넘치는 이상과 가치를 부여해 영웅화하는 것의 위험성을, 그리고 그 이상의 크기를 부풀리고 키운 우리의 책임을.



사족. 조국은 앞으로 당당히 조사 받고, 처벌 받을 것은 받아야 한다. 본인이 스스로 말했듯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간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