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결혼이야기>
너무 이기적이라 자신이 이기적인 걸 모르고 살아온 남자 찰리. 자유분방하지만 남편과 자식에게 맞추며 살다 자신을 잃어가던 여자 니콜. 양육권 승소만을 목표로 싸우는 각자의 변호사를 통해 과거 배우자를 향해 무심코 던진 말, 작은 습관들이 모욕으로 변해 돌아오고 합의는 점점 더 멀어진다.
찰리도 니콜도 서로 많이 사랑했는데 어디서부터 균열이 생겨 돌이킬 수 없게 된 걸까. 갈라지는 둘의 이혼 과정을 통해 그 원인을 드러낸다. 초반 전세는 더 많이 사랑한 니콜이 한참 뒤진다. 합의 하에 진행된 이혼 과정에서 겉으론 세지만 뒤에서 몰래 울던 니콜. 그러던 그녀가 갑자기 변호사를 선임하면서 판이 뒤집힌다. 찰리의 배신 때문. 늘 자기가 원하던 대로 니콜이 따라올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찰리는 속수무책이다. 자기보다 더 자기를 잘 알던 니콜의 빈자리를 끝내 혼자 채우지 못하고 깨끗하게 져버린 찰리. 하지만 관대한 승리자 니콜은 찰리의 패배를 비웃지 않는다. 오히려 그가 자신을 돌아보며 홀로 설 수 있게 응원한다.
잘 헤어져야 다음도 있다고, 오래 생각해 왔다. 새로운 사랑이든 헤어진 사람과의 재회든. 제목과 반대로 이혼 과정을 그린 이 영화가 딱 그렇다. 단 영화에서의 헤어짐 그 이후는 누군가와의 사랑이라기보다는 자신을 돌아보는, 상대를 이해하는 것일 뿐. 이별도 결국 결혼의 일부라는 것을, 결혼-이혼 소송-합의서 따위는 제도적 허울일 뿐이라는 듯 진짜 결혼생활의 정의를 이혼 과정에서야 찾는 아이러니가 참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