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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천소이 Dec 18. 2022

우리가 쫓은 건 공이 아니라 별이었다는 걸

- 고요하면서도 착실히 반짝이는 생활일기

  "이건 꼭 봐야 돼."라고 말하는 짝꿍의 말에, 오랜만에 예능프로그램을 보고 나서 '최동원'이라는 사람을 알게 된 건 감사한 일이다. 무쇠팔, 강철 어깨, 야구계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선수. 자신과 팀의 승리를 위해 무리라는 걸 알면서도 연속 등판을 했고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고 했다. 그리고 최고의 자리에 오른 후에도 후배들을 위해 선수 협의회를 창단하려 했고, 이로 인해 보복성 트레이드로 고향팀을 떠나기도 했다.


 자신만을 위한 것이 아닌, 우리를 생각하며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했던 그의 열정은, 그를 레전드라고 부르는 이유였다. 최고의 실력을 가진 선수일 뿐만 아니라 야구의 미래까지 생각했던 최고의 사람이었던 그.


 그는 기자에게 자신이 마운드에서 평생을 쫓아다녔던 건 공이 아니라 별이었다고, 별은 하늘에만 있는 게 아니라 사람들의 길을 밝히고 빛이 되어주는 것도 별이라고, 자신은 그런 별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고 한다.


 내 삶을 챙기기에 정신이 없어서 주변을 둘러보지 못하고 살아간다. 그의 모습을 보며 좋은 어른이 되고 시야를 더 넓혀야겠다는 프로그램 패널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렸다. 좋은 어른이란 무엇일까, 나는 그런 어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게 언제였지.


 가족과 지인들의 안부를 묻는 것에서 시작해보기로 했다. 밥은 잘 먹고 다니는지, 어디 아픈 곳은 없는지 묻는 작은 말들이 모여 상대를 배려하는 마음을 키우고 좋은 어른이 되어갈 거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좋은 어른들이 모여 나만이 아닌 '우리'가 함께 잘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두근거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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