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by 천소이

마음이 저릿하거나 답답할 땐 혼자 걷는다. 목적지는 없이, 발길이 닿는 대로 시간이 허락할 때까지 쉬지 않고 걷는다. 고개를 위로 젖혀 하늘을 보고 흐읍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가 후우 내쉬면 답답한 마음이 가라앉았다. 바람에 흔들리는 나뭇잎을 보며 슬며시 미소가 얼굴에 떠오르기도 했다.


내 마음을 가장 잘 아는 건 나이기에, 내가 알고 있는 나만의 방법으로 최선을 다해서 자신을 다독여주어야 한다. 혼자 목적지 없이 걸어도 좋고 카페에 가서 커피를 마시며 분위기에 녹아들어도 좋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조용히 손을 잡고 바라보기만 해도 좋다.



내가 하는 일이든, 만나는 사람이든 내 마음이 힘들어한다면 그건 나를 위한 행동일 수 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는 행동이나 말로 상대방의 얼굴이 어두워지고 침묵이 길어진다면 그것 역시 그를 위한 마음이라고 볼 수 없다. 나 자신을 혹은 서로를 힘들게 하는 많은 행동과 말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린 선택해야 한다.


홀로 정처 없이 많은 곳을 돌아다니며 마음을 달래 놓고도 다시 자리로 돌아가면 크게 나아지지 않았던 날을 보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고, 나를 지키기 위한 선택을 했던 순간이 기억난다. 지금도 그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한다. 난 선택함으로써 고개를 들고 캄캄한 어둠 속 저 위에 뚫린 작은 틈에서 내려오는 희미한 빛을 볼 수 있었다.



삶이란 끝없는 선택의 연속이란 말이 있다. 모든 선택이 결국 나를 지키고 더 살게 해주는 방향으로 이끌어주기를 바란다. 힘든 그때의 감정을 그대로 마음에 두고 내가 선택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까. 괜찮다고 말할 수 있을 때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 같다. 존중받는다는 느낌을 온전히 받으면서 하루를 마무리하는 행복한 나날이, 다시 돌아왔다.


그리고 믿게 되었다.

사람은 자신을 믿는 마음과 그를 믿어주는 사람들의 마음으로 살아간다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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