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의 우린 몸과 마음 모두 많이 지쳐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한 사람이 놓아버리면 모두 쓰러져 버릴 것 같은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었다. 내가 줄을 놓는 순간, 줄을 잡은 모든 사람이 균형을 잃고 무너질 것 같았기에 더욱 이를 악물고 줄을 놓을 수 없었다.
그저 묵묵히 옆에 있는 서로의 존재감으로 버텨냈고 말하지 않아도 존재만으로 힘이 되었다. 힘을 내라고 응원을 받아도 힘이 나지 않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밝은 표정으로 연기하지 않고 열정적인 모습으로 위장하지 않은 채 그저 흘러가는 대로 나를 둔다. 서로의 존재가 서로를 지켜주고 작은 힘이 모여 그 시간을 흘러가게 할 거라고 믿는다.
EASILY. 강릉 여행을 갔다가 골목 사이사이를 지나 발견한 카페가 생각난다. 카페 안에는 고소한 커피 향이 가득하고 짝을 맞추지 않아서 더 멋스러운 가구들이 나를 반겼다. 마음에 드는 의자에 앉아 커피를 한 모금 마시자 몸이 따뜻해지면서 마음이 노긋하게 풀어졌다.
힘이 나지 않을 땐 저녁 햇살이 내 어깨를 따스하게 어루만지던, 마음이 편안해지는 그 카페의 풍경과 커피가 생각난다.
EASILY. 마음속으로 조용히 읊어본다.
무리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걸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