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아침, 일어나서 호흡을 가다듬고 감사 일기를 쓴다. 피곤하고 무기력한 날에 이 마법의 문장 3개만 읽어주면 얼굴이 조금이라도 환해진다. 감사 일기를 쓰고 나면 머릿속에 떠오르는 얼굴들이 있다. 힘들 때 도와주고 좋은 일이 있을 때 함께 웃어주던 얼굴. 내가 잘못한 부분이 있으면 바로 잡아주던 얼굴. 나를 외면하지 않고 뒤돌아서 안부를 물어주던 얼굴. 내 마음이 메마르지 않고 지치지 않을 수 있게 해 준 그 얼굴들.
그동안 생각해왔던 길에서 방황했던 시기가 있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일이 이게 맞나, 한 걸음씩 뒤로 주춤거리면서 가던 방향을 틀어 뒤돌아보려고 했다. 그런 나에게 손을 내밀었던 얼굴이 있었다. 해야 할 말은 시원하게 하고 사람들에게 따뜻하게 말 붙이곤 했던 사람으로 기억한다. 나와 같은 팀에서 일하고 싶다고 상사에게 얘기해서 방황하던 나를 잘 닦여진 길에 세워줬다. 그런 분이 나의 선임이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든든했고, 일을 더 잘하고 싶어서 열심히 했던 것 같다.
같은 팀에서 많은 날을 함께 하며 인연은 오래도록 이어질 것 같았다. 그러나 분위기가 평소와 묘하게 달랐던 어느 날, 선임은 회사를 그만둔다고 말했다. 며칠간 야근을 함께 하던 나날에 갑자기 찾아왔다.
선임과의 이별.
선임은 내가 늦게까지 일을 하면 항상 옆에서 기다려줬다. 일을 마무리하고 함께 사무실 문을 닫고, 업무 시간에 하지 못했던 일상 이야기를 나누면서 퇴근길을 함께하는 게 그때의 나에겐 소소한 행복이었다. 그런 고마운 사람이었는데. 이제 같은 회사에서 보지 못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뒤숭숭했다.
우리의 마지막 인사에 선임은 나에 대한 걱정과 진심 어린 조언을 가득 담아 주었다. 처음 나에게 손을 내밀어주었던 그 마음처럼. 지하철역에서 카드를 찍고 들어가기 전, 지하철을 계속 보내면서 인사를 하고 또 했다.
종종 소식을 전해가며 인연이 이어지기를 바라며, 나의 소중한 인연을 마음에 새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