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돌보는 연습을 합니다
어릴 적부터 주방을 좋아하던 아이였다. 주방을 좋아하던 아이는 커서 파티시에가 되었고, 주방에 서서 원 없이 휘퍼를 돌린다. 자발적으로 야근도 하고 휴일에도 가게로 나가 케이크를 만든다. 좋아서 하는 일이란 그런 거다. 취미가 일이 되었다. 나는 지금 분명 취미생활 중인데, 묘하게 일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 때란!
파티시에는 케이크도 많이 먹고 과자도 많이 먹는다. 신메뉴 테스트도 해야 하고 시장조사도 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루에 열두 번도 넘게 케이크와 과자를 먹었다. 케이크를 좀 더 먹어보기 위해 좋아하는 밥도 마다했다. 밥 들어갈 공간에 케이크를 채웠다. 맛있게 먹었던 기억들을 끄집어내 케이크를 만들었고, 더 완벽한 맛을 위해 먹고 또 먹었다. 집에도 잘 안갔다. 조금만 더 하면 맛있게 완성될 것 같아서. 열정 넘치는 스스로를 칭찬하며 나는 그렇게 나를 망가뜨렸다.
불규칙한 식습관과 생활패턴에 몸은 망가졌고, 응급실에 수차례 실려갔다. 20대의 끝자락엔 수술도 불가피했다. 그제야 깨달았다. 나는 '좋아서 하는 일'이란 명분 하에 내 몸을 너무 혹사시키고 있었다. 일이 아무리 좋아도,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나를 돌보는 연습을 시작했다
좋아하는 일을 오래오래 하기 위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