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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 am Me Aug 01. 2022

당당함과 무례함

해외법인에서 직원들이 본사방문을 왔다. 그들이 오기전부터 신경이 쓰였다. 식성이 아주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No pork, No Beef 베이스로 한명은 Only 베지터리안, 한명은 고기중에선 치킨만 ok, 하지만 화요일은 꼭 베지터리안식, 나머지 한명은 베지터리안 베이스에 치킨, 해산물까지는 오케이..


점심은 샐러드를 준비했다. Only 베지터리안을 위한 두부 샐러드와, 나머지 두명을 위한 치킨 샐러드. 다들 잘 먹지 않았다. 베지터리안에게 물었다. 베지식으로 준비했는데 입맛에 맞지 않냐고. 내가 준비한 두부샐러드는 베지터리안 식이 아니란다..  눈을 씻고 찾아도 풀 밖에 안보이는 그 샐러드는 베지식이 아니라니..  도대체 어떤것이 베지식이냐 물어보니.. 본인이 즐겨먹는 특정 채소가 들어가야 된단다..


불길했다. 저녁은 양식을 예약해놨었다. 베지터리안은 샐러드와 야채피자, 치킨과 해산물을 먹을 수 있는 사람은 각 재료가 들어간 파스타를 시켜주면 될것이라 생각했다. 오산이었다.


그들에게 그들이 먹을 수 있는 메뉴를 쭉 말해주었다. 기본 식당 메뉴중에 맘에 드는게 없다고 했다. 베지식을 선호 한다던 그들은 아무도 샐러드를 선택하지 않았다. 파스타에도 그들이 먹을 수 있는게 충분히 있었으나, 그들은 원치았었다. 그래서 식당 사장점께 양해를 구하고,  거의 카스터마이징 하는 수준으로 메뉴에 없는 음식을 요청했다.


- 아무 토핑도 들어가지 않은 크림파스타

- 옥수수만 넣은 크림파스타

- only 버섯만 들어간 버섯 피자

- 그나마 정상적이었던 해산물 파스타..


메뉴가 나오자 그들의 표정이 좋지않았다. 음식에 들어 있는 모든 식재료 하나하나를 나에게 물어봤다. 특히 버섯 피자에 넣을 재료가 많지않았는지 (only 버섯만 넣어야 했기에) 들어간 팽이버섯이 그들의 눈에 많이 이상했나보다. 해산물 파스타에 들어간 조개도 그냥 조개라는 설명으론 부족하단다. 어떤 이름의 조개인지 하나하나 검색해줘야했다..


음식을 맛을 보자 그들의 표정은 더 어두워졌다. 회사 근처에서 제일 맛있는 파스타집으로 유명한곳으로 데려갔는데 모든걸 다 빼달라고하니 밍밍할 수 밖에.. 그러더니 이번에 시즈닝 추가를 원했다. 소금도 싫다 파마산도 싫다, 후추도 싫다,


밥을 먹으면서 빨리 도망치고 싶었다. 일어나고 싶었다. 본인들을 위해 메뉴를 하나하나 조율해준 나에 대한 고마움은 없었다. 무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생선을 먹는다. 날 것이던 구운 것이던 생선이면 못먹는다. 순대나 막창  닭발도 못 먹는다. (나열하자면 더 많다) 그래도 나 때문에 식사 자리가 곤란해지는게 죄송스러워 못먹는  대충 생선하나라고 말하고 못먹는게 나와도 분위기 맞춰 먹을 수 있다고 하는 편이다. 근데 너희들은 왜이리 당당해 하는 얄미운 마음도 올라왔다.


처음에는 종교적 이유에 따른 식문화라고 생각해서 최대한 맞춰주려 노력했는데, 이 야채는 싫다, 이 버섯은 싫다 다 no no no 하는 모습에 내가 괜한 배려를 했구나 되늦게 깨달았고 구겨긴 마음으로 퇴근을 했다. 


무.례.해


#인도 #회사 #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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