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 am Me Jul 31. 2022

4년째 감사일기방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나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유는 명확했다.

  


나는 긍정적인 사람이 아니었다. (점점 나아지고 있지만 아직도 아니다) 상담선생님과 많은 책들이 나에게 계속 감사하는 삶을 살라고, 감사일기를 적어보라고 권했다.


20대 초반에 알고 지내던 봄날의 햇살 언니는 슬퍼하고 있는 나에게 말했다. "하늘을 봐, 저 하늘 위 구름도 너를 위해 존재하고, 옆에 핀 저 꽃도 너를 위해 존재해" 이 얘기를 들었을 때 저 언니는 참 세상이 자기중심으로 돌아가는구나. 더 정확히 느꼈던 감정은 생각은 웬 귀신 씻나라 까먹는 소리인가 싶었다. 당시 무언가에 대해 감사할만한 걸 떠올리는 것은 현실을 부정하고 억지로 긍정하는 눈 가리고 아웅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있었다. 나는 그렇게 어둠에 젖어 있었다.


 2018년 3월 누군가에게 크게 대이고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을 때, 문득 무수한 추천을 받았던 "감사일기"가 생각났다. 이 전부터도 간헐적으로 생각날 때 적고 있었지만 혼자 하려니 꾸준히 적는 것이 어려웠다. 절박했다 나아지고 싶었다, 어둠에서 나도 좀 나오고 싶었다. 감사일기 적는 게 그렇게 도움이 된다는데 손해 볼 것 없으니 한번 해보자 마음먹었다.


그리곤 바로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에 감사일 기방을 만들어 버렸다. 혼자서는 꾸준히 하는 걸 어려워하는 나는 항상 스터디 모임을 만들어 사람들과 함께하곤 했다.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참 힘이 됐다. 나도 포기하지 않고 더 나아갈 수 있었다. 그래서 4년 전 3월, 그렇게 감사일기방을 만들게 되었다.


한동안 나 혼자였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새로운 시작엔 언제나 혼자였다. 감사일기방에 들락날락하는 사람들은 많았지만 정착해서 나와 함께해주는 사람을 찾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렸다. 그러다 드디어 4명의 고정멤버가 생겼다. 그 사람들 덕분에 나는 4년 동안 감사일기방을 운영할 수 있었다. 그때부터 힘이 생긴 느낌이었다. 그 사람들이 있어 "함께 으샤으샤"하는 감정과 공동체의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그렇게 소수부터 시작해 지금의 감사방은 170명이 함께 하고 있다.


소소한 변화가 생겼다

첫번째  : 아침에 눈을 뜨면 "오늘은 어떤 감사할만한 일이 생길까?" 자동 사고를 하는 순간이 생겼다. 처음 이 생각을 자동적으로 떠올렸을 때 모든 움직임, 행동을 멈췄다. '내가 미쳤나?' 싶었다. 어둠의 아이콘이 었던 내가 저런 생각을 자동으로 떠올렸다는 것은 나에게 너무나 센세이셔널한 상황이었다.


두번째 : 우울해하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예전 같았으면 하루 종일 울면서 우울해하고 있었을 사건에 이제 한 시간? 정도 슬퍼하고 툭 터는 힘이 생겼다. 나이가 들어서일 수도 있지만 좋은 방향으로 생각하려고 많이 노력한 덕도 분명 컸을 것이다.


 세번째 : 자기비하와 부정적인 생각들이 불편해졌다. 예전엔 누군가 본인의 힘든 얘기를 반복해도 묵묵히 들어주고 위로해줬다. 마치 어둠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내 모습 같았다. 그 마음과 상황이 너무나 공감이 됐다. 근데 요즘은 상대방의 그런 모습이 "위로받기"의 따뜻함에 중독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운영하는 감사일기 방에는 힘들다고 말하면 득달같이 달려들어 따뜻한 위로를 해주는 천사 같은 분들이 많이 계시다. 그래서 그럴까 자신의 우울함과 힘듬은 점점 더 털어놓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예전의 나였으면 계속 위로를 해줬을 텐데 요즘은 왜 계속 부정적에 매달려있을까, 왜 자기비하 하면서 남의 위로를 찾는 걸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생각이 처음 들었을 때 그때도 깨달았다 '내가 달라졌다.'


네번째 : 행복을 느끼는 순간이 더 잦아졌다. 나의 10대, 20대는 행복을 찾아 헤매는 파랑새 같은 삶이었다. 항상 찾아 헤맸다. 어떻게 하면 내가 행복할까 뭘 하면 행복할까. 그렇게 먼길 떠나 행복을 찾아 도착한 곳에는 행복이 없었다. 그것이 참 절망적이었다.


감사일기방에 "지금, 여기, 이곳"에 대한 감사와 내가 가진 것을 쭉 나열해볼 때가 많은데, 점점 깨닫게 됐다. 내가 참 가진 것이 많은 사람이라는 걸. 나는 이미 행복을 "가진"사람이라는 걸 정말 먼길 돌아 돌아 30대가 된 지금 알게 되었다. 그냥 청소 막 끝난 깨끗한 집에서 창문 다 열어두고 바람 살랑살랑 들어오는 거실 쇼파에 남편과 누워 좋아하는 노래를 들으면 글을 쓰는 지금이 행복이다.  



#감사일기 #감사 #우울 #상담 #심리학 #감사하기 #직장인 #회사인 #자기계발 #나아지기

작가의 이전글 나는 몬스테라가 아니다. 나는 고사리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