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엄마_76

그 시절 생일잔치가 뭐가 그리 중요했다고

by foreverlove

최근에 드라마 육 남매를 보는 데 , 생일잔치 에피소드가 나오더군요

생일잔치를 멋들어지게 하는 동급 친구를 본 막내 말순이의 투정

자신도 불고기와 잡채 만들어서, 카스텔라 사서 생일잔치해달라고 투정 부리더군요

하루하루 먹고사는 걸 걱정해야 되는 엄마에게 저 무슨 철딱서니 없는 짓인지하고

시청하는 내내 혀를 끌끌 찾는 데 , 가만히 가만히 돌이켜보니 저도 그리했더라고요


정확히 몇살때였는 진 모르겠는 데

저 역시 가난한 집에서 자랐는 데, 언니 오빠들이 일해서 번 돈으로 공부하고 그러했던 시절

어느 날 학교에서 조별과제를 내주었는 데 , 마침 제 생일이 다가오는 시기라서

친구들에게 말했지요 , 내 생일이니까 우리 집에서 떡볶이 먹으면서 조별 과제하자고

엄마에게 물어도 안 보고 덜컥 저 혼자 결정하고 말해버린 거지요.

그러고 나서 집에 와 엄마에게 말하니 당연히 안된다고., 무슨 생일이냐면서

안된다는 엄마의 말에 왜 그리 짜증 나고 화가 나던지요.

또한 그때는 뭔가 하고 싶으면 반드시 해야만 되는 성질머리던 시절이고

친구들에게 말해버린 상황이라서, 저도 물러설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몇 날 며칠을 엄마를 조르고 졸랐지요 , 하지만 하루 먹는 걸 걱정하는 엄마에게는

엄마의 가슴에는 대못을 들이박는 짓거리였던 거였습니다.

결국 저는 생일잔치를 못했고 , 조별과제도 다른 친구네 집 가서 했습니다.

그땐 얼마나 창피스럽고 엄마가 원망스러웠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때 그리해야만 했던 엄마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못해주는 엄마의 심정 , 이제야 저는 확실하게 알았습니다., 우연하게


후배가 저한테 그러더군요 "언니 요즘 엄청 여유로워졌다"

저도 몰랐는 데 마음의 여유가 생기면서 하루하루 아득바득 살면서 날카로워진 성격들이

많이 누그러진 모양이었습니다.

그런 이야기들을 신랑과 나누다 보니 이유가 나오더군요

"똥땡이 필요한 거 마음껏 못 사줘봐라 , 그게 내 속이 내속이겠냐고 " 그랬던 겁니다

결국은 돈이었고 ,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저도 번다는 이 사실이 저를 여유롭게 했던 겁니다

그리고 그 옛날 친정엄마의 마음이나 , 육 남매 속의 엄마의 마음이나 똑같았던 겁니다

자식들이 원하는 거 못해주는 엄마의 심정 , 그 심정이었던 겁니다



그 생일잔치가 뭐라고

그리도 엄마의 마음을 아프게 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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