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엄마_124

네가 감당 못하는 사람도 있어?

by foreverlove

신랑이 묻습니다

"네가 감당 못하는 사람도 있어?"라고 그러면 저는 대답합니다

"응 있어., 바로 우리 과장"


제가 세상에서 제일 약한 상대가 딱 한 종류의 인간이 있습니다

바로 아픈 사람

왜냐하면 나 자신부터 건강하질 못해서 늘 아프고 골골대다 보니

아픈 사람에게 유독 약하고 공감도 많이 하고 그래서 많이 약합니다


이런 저의 성향 때문인지 제 직속상관인 과장님 때문에 많이 많이 힘드네요

2년 전에는 갑상선 수술 작년에는 어깨 수술을 하신 분

하아~~ 옆에서 보고 있자면 안쓰럽기 그지없다는 , 더군다나 어깨 수술하시고

회사 출근하시는 모습에는 혀가 절로 내둘릴 정도였지요


그래서 웬만하면 저한테 뭐라고 하셔도 참습니다

제가 뭐 입이 없어서? 말발이 딸려서 성질이 착해서 참은 건 절대로 아니고요

괜스레 잘못 대들었다가 쓰러질까 두려워서 참는 데.


제가 아파서 한 번씩 조퇴할 때마다 제 신경을 거슬리네요

요즘 계속되는 잔업에 토요일 근무까지 인간적으로 주 58시간을 몇 달간 일하는 데

안 지칠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더군다나 저 같은 경우는 원래 건강체질도 아니었고요., 그래도 웬만하면 안 빠진다 주의

그래서 악으로 깡으로 버티면서 일하지만 그래도 한 번씩 도저히 못 견딜 정도로 아플 때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병원 가야 하는 데 과장님 曰 " 나도 죽겠다" 그래도 안 죽고 살아있잖아요

과장님은 아프면 수시로 몇 시간씩 병원 다녀오시니까 안 죽고 살아있으면서.

더군다나 스트레스 쌓이면 우리한테 다 풀어 제 끼는 데 그래도 숨이라도 트이지 않습니까?라고

말대꾸하고 싶지만 워낙 큰 수술을 2번이나 하신 분이라 참습니다.


제가 목디스크 협착이 너무 심해서

지금 오른 팔이 너무 아프고 손이 마구 저리고 힘이 듭니다, 심지어 오른 다리까지 당기네요

작년 11월에 어깨가 너무 아파서 토요일 특근 안 하길래 병원 가서 주사를 맞고 치료를 했습니다

총 3번에 20만 원 흑흑 실비 없었음 집안 말아먹을 돈

그런데 이상하게 계속해서 손이 저리고 팔에 힘이 빠져서 물어보았더니 "그건 목 쪽인 거 같은데요"

쓰~~~~~~~~~~~~~~~~~~~~~~읍., 이번에는 신경외과를 가라더군요

그래서 또 신경외과 예약하고 이래저래 하다 보니 또 1월부터 잔업

제길!!!!!!!!!!!!!!!!!, 의사 선생님 MRI 찍고 치료해야 된다 지금 방치하면 안 될 수준이다

그러나 저는 "3월에 오겠습니다" 왜냐하면 2월까지만 잔업이랑 특근하면 끝이라길래

괜히 이소리 저 소리 들어가면서 병원 가기 싫어서 진통제로 참고 또 참았거만

헌데 마른하늘에 날벼락도 3월에 또 잔업에 특근을 한답니다., 이것들이 장난치나? 이런 생각

"무슨 우리가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군대도 아니고"... 도저히 이대로 견디면 난 죽는다


결심했어

병원 예약 잡고 MRI 찍고 치료 시작하는 거야

과장님께 말했더니 "무슨 종합병동이고? " 헉~~~ 그러는 과장님은요?

"목디스크 왜 왔는 데?" 과장님은 왜 아파서 2번이나 수술했는데요?라고 따지고 싶었으나

우리 과장님 스타일 상 내가 한마디 하면 2절은 기본이요 뒤끝도 길어서 5절은 거뜬하거든요

그래서 속으로 참을 忍을 새기면서 "나무 관세음보살 아미타불"을 외우면서 그렇게 견뎌냅니다

그리고는 회사에서는 그냥 조용하게 아무에게도 이 더러운 일을 발설하지 않습니다

왜냐 이상하게 아부 좋아하는 인물들이 있는지랴..., 절대로 겉으로 내색을 안 하지요


이렇게 이를 바득바득 갈고 집에 와서 신랑에게 하소연하면 신랑은 놀랍니다

"네가 감당 못하는 사람이 있냐"라고......ㅋㅋㅋㅋㅋ 그러게 환자 과장은 나도 감당이 안되네

괜스레 잘못 건드렸다가 119에 실려가면 그 뒷감당을 어찌하라고


저는 아주 건강한 상사들에게는 안 집니다

저희 회사 상무님 툭하면 남성우월주의적인 발언들을 하십니다

자신의 부인은 아침밥 꼬박꼬박 차리고 , 자신은 집에 가면 손끝 하나 안 움직인다나요

그리고 부인에게 한 번도 사랑해 , 이쁘다 소리 안 했답니다., 자랑이냐고요?

그러면서 또 아들은 끔찍이 아껴요ㅡ, 그 아들을 낳아준 게 누군데??

유일하게 부엌에서 하는 일이 있답니다 , 냉장고 안에서 물은 따라 마신답니다.

그래서 제가 한마디 했지요 " 상무님 부인은 천연기념물이시네요"라고.

아무리 돈 많이 벌어다줘도 부인 알기를 개떡같이 아는 인간이랑은 절대로 못 산다고


상무도 안무서운 저., 건강하지 못한 직속상관은 감당이 안되네요

예전의 건강하다 못해 태풍이 불어도 끄떡 안 할 건강미 넘치던 과장님이 그립습니다

그땐 할 말 다하고 큰소리칠 거 다 치면서 일해서 그나마 화병은 안 났는 데.



본인도 목디스크 있답니다

물어보고 싶습니다 , 과장님은 왜 왔냐고요? 저보고 아무런 노력도 안 해보았다면서

10만 원이 넘는 기능성 베개를 추천하더군요

쓰벌 ~~ 지금 팔이 아프다 못해서 움직이기 조차 힘든 데 베개가 문제냐고요?

제가 노력을 안 한 것도 아니고 참을 만큼 참아가면서 일했는 데.

놀러 간다고 빠진 적도 제사 지낸다고 빠진 적도 없는 데.., 아부 못하는 성격이라

진짜 모든 직장 상사님들 직원들이 빠질 때는 얼마큼 힘들면 저럴까? 하는 배려심 좀


그리고 주 52시간 타령 언론에서 그만

또한 최저시급 인상이 어쩌고도 그만

주 52시간 쌈 싸 먹은 지 오래이고, 최저시급 오른 대신 근속수당 만근수당 다 없어지고

상여금 150% 삭감당하고 세금은 고스란히 인상되었으니까요.

한마디로 토요일까지 죽으라고 일해야만 플러스가 되는 개떡 같은 현실이니까

뭐 최저시급 때문에 회사 운영이 어려우니 망하니 이런 개풀 뜯는 소리 하지 마시길

다 이것저것 줄여서 예전 시급에 맞추어 놓았으니까요


난 또 월급 올려준다니까 회사에서 다른 수당 없애버리거나 깎아버리는

꼼수 못하게 할 줄 알았네요., 그런데 하나도 없더군요

한마디로 진짜 오른 월급 체감하려면 저처럼 일요일 딱 하루 쉬고 일해야만 하는 이 현실


거기에 직장상사 히스테리까지

이 불량 맘 아이주 직장생활 최대의 위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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