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불량 딸
세상에 엄마가 제일 좋아하셔서 던 꽃이
다알리아랑 수국이었다는 사실에 제대로 한 방 맞은 기분
가족 톡에서 언니들이 나눈 대화 속에서 발견된 진실
미국 사는 큰언니가 화단에 다알리아를 잔뜩 심었다고 하는 데
그 이야기에 셋째 언니가 엄마가 가장 좋아하던 꽃이었는 데 하더군요
큰 언니가 그래서 많이 심었다고 하는 데 머리가 띵하더군요
세상에 만상에나
저는 지금까지 4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엄마가 장미를 가장 좋아한 줄 알았는 데
참... 다알리아라니.
생전 잘 알지도 못했던 꽃을 좋아했다니.
저는 꽃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꽃구경 다니고 그런 걸 잘하지 않는 데 나 진짜 엄마 딸 아닌 거 아닌가?
뭐 이런 생각까지
제 머릿속에는 엄마가 화단에 장미꽃을 심어놓고 바라보던 모습만 남아있는 데
어디서 제 기억이 잘못된 건지? 아니면 너무 무심했던 건지?
여섯째로 태어나 엄마랑 함께 한 시간들이 짧아서 몰랐던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오늘 엄마가 좋아했던 꽃들에 대해서 듣는 순간 많은 생각이 오가더군요
어린 시절은 거의 기억에 없고
학창 시절에는 사춘기와 싸우느라 엄마에 대해 잘 몰랐고
20대에는 일찍이 결혼해서 엄마 곁을 떠나버려 엄마에 대해서 잘 몰랐고
또............ 알기 전에 엄마는 내 곁을 떠나버렸고.
제 엄마가 가장 좋아했던 꽃이 다알리아였다니
수국이었다니
그래서 시골 할머니가 참 고급스러운 꽃을 좋아하기도 했네 했습니다.
몰랐던 게 민망해서
저는 도대체 엄마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었던 걸까요?
그저 아침에 일어나시면 모닝커피를 드시던 모습
순대를 참 좋아하셨고 호떡을 좋아하셨던 모습
아버지에게 폭행당하던 모습.. 몇 가지밖에 기억도 안 나고 모르겠네요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내가 이렇게 내 엄마에 대해서 잘 모르듯이
우리 똥똥이도 나에 대해서 얼마나 알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과연 어떻게 나를 기억할까요?
좋은 모습으로 기억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늘 이뻤던 엄마로
저는 제 친정엄마를 참 우아하셨던 분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저도 제 아들에게 나쁜 기억보다는 좋은 기억으로 많이 기억되길 바라봅니다
그런데 엄마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 무엇인지는 아시는지요 들?
모른다면 지금이라도 고맙게 곁에 있어주시는 엄마에게 물어보시길 바랍니다
나처럼 왠지 모를 씁쓸함을 남기지 말고요
저는 백합을 가장 좋아하는 데
똥똥이가 알랑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