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도 상처가 오래가는군요
2주나 지난 일임에도 아직도 분하고 억울하고 기분 나쁜 사건
회사에 결혼하는 아가씨가 있습니다
신혼집으로 자그마한 평수로 전세를 얻는다고 하더군요
지방이라서 그런지 지금 집값이랑 전월세 모두 폭락을 했네요
폭락을 해도 전세금 몇천만 원이고 솔직히 작은 돈 아닙니다
물론 있는 사람들에게는 돈도 아니겠지만.
하지만 서민들에게는 큰돈이지요, 해서 나중에 전세금 돌려받는 거
쉬운 쪽을 택하는 게 제일 좋은 방법이지요
그리고 또한 교통편 편리하고 어차피 몇 년 살고 예비 신랑이
분양받은 아파트로 들어갈 거라 큰 평수도 필요 없고 그런 상황
해서 제가 저희 동네에 그런 평수에 전세금도 지금 많이 떨어져서 좋다고
권했지요
그 순간.............. 잊을 수 없는 기분 더러운 말이 들리더군요
평소에 돈 자랑 늘어지게 하는 사람이 있는 데.
할 게 돈 자랑밖에 없는지 평소에도 돈 자랑 돈 자랑
아니 그렇게 돈이 많으면 뭣하러 이런 공장에 다니면서 일하는지? 의문입니다
본인 말로는 안 벌어도 되지만 좀 더 일하고 다닌다는 데 여하튼 돈 자랑질.
하든 말든 돈 자랑을 하든 자식 자랑을 하든 그건 본인 마음이니까 신경 끄고 살았는 데
저한테 "너네 아파트 1억 도 안 하잖아" 하는 순간은 신경이 안 꺼지더군요
그래요 저 1억 도 안 되는 아파트 작년에 장만했습니다.
생애 최초로 내 집을 가진 순간 지나간 세월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갔지요
어린 시절부터 시작해서 한 번도 내 집이라는 공간에서 살아본 적이 없는 저
평생 남의 집 살 이하다가 신랑이랑 뼈 빠지게 벌고 아껴가면서 번 돈으로 집 마련했습니다
물론 대출금 조금 끼긴 했지만요., 아무리 1억 안 되는 아파트라도 모두 제 돈 주고 사버리면?
집에 여윳돈 하나도 없으면 안 되잖아요., 해서 진짜 최소한의 대출을 끼고 그렇게 내 집 마련했죠
그 순간 감격은 잊지 못합니다
남의 집 살 이하던 그 시간들 집에 뭐하나 하려고 하면 일일이 집주인에게 전화해서
허락받아야 하고
뭐하나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그 시간들을 생각하면 저희 부부는 그냥 꿈같은 시간들입니다.
이제 또 열심히 일하고 모으고 또 모아서 더 좋은 아파트로 이사 가면 되는 거고요
제가 또 완성되지 않은 물건 다른 사람들이 써보고 좋은 지 안 좋은 지
확인 안 된 물건은 안 사거든요
더군다나 한두푼하는 집도 아닌 걸 어찌 짓지도 않은 걸 무작정 사겠습니까? 뭘 믿고?
그래서 저는 좀 오래된 아파트이긴 해도 내구성 튼튼한 거 확인된 아파트로 정했고
또한 교통편도 괜찮고 , 무엇보다 살던 동네라서 익숙한 점 등등 모든 걸 고려해서 구입한 거죠
절대 능력 안되어서 1억 이상 되는 아파트 안산 건 아닙니다
또한 무엇보다 하우스푸어 되기 싫어서 은행 대출금 갚는다고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거 안 하려고
현실적으로 현재 집을 산 건데.
또한 현재 저희가 사는 집 저희가 이사올 때는 집값이 1억이 훌쩍 넘어서던 아파트였지요
헌데 부동산이 폭락하고 제가 사는 곳이 경제가 무너지면서 집값이 확 떨어진 거지요.
"너네 아파트 1억 도 안 하잖아" 이소리를 듣는 순간 우와 ~~ 진짜 서럽더군요
아니 솔직히 내가 내 능력이 안되어서 좀 더 비싼 아파트를 안 산 거 아니고
물론 저도 신축이 좋은 건 압니다., 이왕 처음 하는 내 집 마련 좀 더 좋은 집이면 좋겠지만
그래도 내 분수에 맞게 내 상황에 맞게 그리고 최소한 하우스푸어는 안되게 그렇게 산 건데.
또한 무엇보다 집을 살 때 전주인이 급히 이사를 가야만 하는 상황이라서 1천만 원이나 다운했거든요
남편의 전근과 아이의 전학 문제로., 덕분에 저는 시세가에서 1천만 원이나 싸게 사는 행운까지
그 1천만 원 아낀 돈으로 인테리어랑 이사비용 복비 등기부이전비 등등
각종 비용으로 잘 사용했지요
해서 은행 대출 정말로 조금 받는 절대로 허리 휘청하지 않는 수준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었고.
저한테는 최선의 선택이었고 최고의 선택이었다고 생각했는 데.
이런 모멸스러운 말을 들을 줄은 몰랐습니다.
어른인 제가 이런 말을 들어도 기분 더럽고 서러운 마음이 2주일이 지나도 안 가는 데
만약 어린아이들이나 특히 한창 감수성 풍부한 사춘기 아이들이 듣는다면? 얼마나 자괴감 들까 하는
생각이 문득 나더군요
우리는 자녀들의 친구들이 놀러 오면 이것저것 호구조사를 합니다
그리고 자신들도 모르게 부부끼리 대화에서도 어느 집 누구네는 어떻고 이야기를 하지요
그 모든 걸 들은 아이들은 친구에게 말을 전하지요.
아이들이 뭘 알아서 전할까요? 너네 집 이러쿵저러쿵하면서요.... 다 어른들이 한 말인 거죠.
정말로 아이를 키우는 어머님들 아이들 앞에서 집평수가 어떠니 어느 아파트에 사느니 등등
또한 부모가 무슨 일을 하네마네 이런 말 웬만하면 하지 마세요.
어른인 저도 서러웠는 데
언제나 당당한 저였음에도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로 열이 오르는 경험이었습니다.
어린아이들의 가슴에는 진짜 피멍으로 자리잡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돈 위에 사람이 존재하지 돈 아래에 사람이 존재하는 거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