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똥이랑 전화통화
어제는 근 1주일 만에 똥똥이 목소리를 들었습니다
배안에서는 통화는 전혀 안 되는 줄 알았는 데 위성전화로 되더군요
허락받으면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고 하네요.. 그렇군요
이게 나라마다 다르더군요 분당 얼마 이렇게.
오후쯤에 똥 톡으로 좋은 소식이라면서 8시 10분쯤에 전화할게라는
톡이 왔더라고요
그래서 엥? 했습니다.
똥똥이로 말할거 같으면 데이터 걱정 없이 원 없이 핸드폰을 사용하던 애였는 데
보이스톡 하면 1분당 데이터가 얼마나 소진되는지
카톡만 하면 데이터가 얼마나 소진되는지 해보고 연락 달라는 데 짠하더군요
아휴.. 아무리 본인의 꿈을 향해서 걸어간 길이지만 데이터에 끙끙대다니
젊은 사람들이 군 의무 기간만 채우고 하선을 한다는 데
이런 문제들을 개선해봄도 좋을 듯합니다., 요즘 사람들 핸드폰 없이 못 살아요
더군다나 외로운 망망대해 배안에서는 의지 할 곳은 가족인데
가족과 연락도 자주 못한다면 기다리는 가족도 승선하고 있는 본인도
무슨 유배생활도 아니고 핸드폰을 잘 사용하지 못한다는 건 좀 그렇네요
신랑은 7시 30분부터 "왜 전화가 안 오니?"를 투덜대기 시작하더군요
분명히 8시 10분에 전화한다고 공지를 했건만 ;;
8시쯤에 제 폰으로 전화가 한통 오더군요
저는 당연히 똥똥이 전화인 줄 알고 아주 상냥하게 "여보세요"를 했는데
훔............... 당신이 왜 거기서 나와? "네 여기 OO서비스인데요" 쩝
네 저희 집 정수기 필터 보러 와주신다는 전화더군요... 쓰읍
확인해보니 010으로 뜬 핸드폰 번호더군요., 나도 기다렸나 봅니다.
8시 좀 넘으니까 신랑 폰이 울립니다
산할아버지~~~ 신랑 벨소리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 밖에서 들으면 웃음 나옵니다
똥똥이더군요, 감격의 통화
똥똥이 목소리에 약간 물기가 배어 있더군요
왜 안 그렇겠습니까? 아무리 다들 잘해줘도 집 떠나서 아직은 힘들 텐데
막상 부모님 목소리 들으니까 눈물 날 수도 있지요., 짠하네요
그래도 금방 안정을 찾고 씩씩하게 통화를 했습니다.
이것저것 물어보고 건강하게 잘 있다는 생사를 육성으로 확인하니 더 좋았습니다.
문제는 말입니다 "엄마 전번 OOO OOOO OOOO 아니야?" 물어보는 데
"맞아"
"그런데 왜 엄마 전화로 전화가 안 가는 데? ".. 황당하고 말았습니다
아... 그랬습니다., 걸려온 전번을 보니 070이더군요
제 똑똑한 머리로 특정 전번 막아놓은 거였습니다, 풀어야겠습니다
젠장 아들내미 때문에 070 전화 수신을 다시 해야 되는 경지에 왔습니다.
한 10여분 통화를 하고 즐겁게 끝을 맺었습니다 "사랑해요"로
신랑에게 궁금해서 물어보았습니다
"만약에 똥똥이가 전화한다고 공지한 날 약속 잡히면 어떡할 거야?"
"당연히 약속 취소해야지"
"아!! 네"
그래요 똥똥 앞에서 소중한 건 없는 신랑님이니까요.
항해사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자녀?를 둔 엄마로서 바라봅니다
배안에서도 마음껏 핸드폰 사용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요.
비싼 요금제 사용해주면서 배안에서는 전화가 안된다니요? 너무하잖아요
오늘도 응원을 바라봅니다
우리 똥똥이가 실습항해사를 무사히 완수하고 돌아올 수 있기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