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엄마_111

고향길

by foreverlove


제 고향 동네길에는

봄날 엄마 손 꼬옥 붙잡고
엄마 보리가 뭐야? 라며
쫑알쫑알 대며 엄마손 꼬옥 붙잡고
8살 꼬마가 시장 가던 그 길에는
황금보리가 들판을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사춘기라는 태풍을 만난 단발머리의 15살 소녀가
짜증과 한숨을 쉬어가면서 걷던 그 길에는
기나긴 장마와 태풍을 굳세게 이겨낸
벼들이 어느새 껑충 자라 가득 채우고 있었습니다.



단발머리 단정한 교복을 입은
18살 소녀가 걷던 그 길에는
세상 제일 부자인 허수아비 아저씨가
황금으로 가득 찬 창고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가을 햇살이 황금 창고를 비추면 눈이 부셔서
바라보기도 힘들었던 그 길은 황금들녘이었습니다.


차가운 바람이
가슴을 훑고 지나가는 그 길에는
안녕을 고하는 22살의 여인이 있습니다.


그 길을 걸으며
꼬마는 소녀가 되고
소녀는 숙녀가 되고
이젠 그 길을 추억하는 엄마가 되었습니다


어느덧

내 손을 잡아주던 엄마의 나이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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