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나한테는 아기야
신랑에게는 여전히 아기인 똥똥이
똥똥이 치아 검진을 위해서 우리 부부가 다니는 치과에 예약전화를 했답니다
"모월 모시에 우리 애기도 함께 진료받으려고 하는데 , 저와 같은 시간대에 예약해주세요"
"애기가 몇 살이지요?"
"고1입니다"
............................................."네, 알겠습니다"
고1 짜리 보고 애기라고 부르니까 상대방에서 한동안 침묵이 흐르는 건 당연한지도
모를 일이지요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저도 똥똥이도 어처구니없다는 반응을 보였지요
하지만 신랑은 꿋꿋하게 말합니다.
"자식은 아무리 자라도 아기로 보인다".. 신랑은 어딜 가나 똥똥이를 애기라 칭합니다
똥똥이는 무척이나 난감해하지만요.
똥똥이에 대한 신랑의 사랑은 과하다 못해 옆에서 보면 질투가 날 정도입니다
아마 처음 똥똥이가 우리에게 찾아왔을 때 마음껏 좋아해주지 못한 미안함과
아버지가 될 준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진 아이라 많이 미숙했나 보더라고요
더군다나 양친이 없는 상황에서 아버지의 사랑을 받아보지 못한 신랑이라서
아버지가 된다는 게 무엇인지 몰라서 더더욱 난감했을지도 모릅니다
어제는 드라마를 보는 데 임신한 아내를 얼싸안고 빙글빙글 도는 남편이 나오더군요
그 모습을 보면서 "우리 똥똥이 가졌을 때 랑님은 저리 안 했는 데"라고 섭섭해했지요
알면서도 다 알면서도 한 번씩 저도 모르게 신랑의 아픈 상처를 툭 건드리고 맙니다
안 그래야지 하면서도 부러움에 해보지 못한 것들이 아쉬워서 건드리나 봅니다
드라마를 끓어야지 말입니다
임신한 아내를 위해서 먹을 거를 사러 나가는 남편 모습에 "랑이는 저런 거 안 해주었는 데"
"뭐야? 내가 사다 나른 아이스크림이 얼마인데"... 그랬습니다
똥똥이 임신했을 때 어찌나 아이스크림이랑 고기가 먹고 싶던지
아이스크림도 꼭 이름이 생각 안 나는 데 콘같이 생긴 깔때기에 담아주는 그 아이스크림
그것만 먹고 싶더라고요 ^ ^, 그래서 신랑이 퇴근길마다 꼭 그 아이스크림을 사 왔지요
문구점에서 팔았는 데 난중에는 듬뿍듬뿍 담아주시더라고요.
똥똥이가 그 문구점 앞을 지나갈 때면 주인 부부내외께서 엄청 반가워하면서
"아이고 우리 아이스크림 그리 먹고 태어난 애네" 하면서 예뻐해 주었던 기억이 나네요
비록 똥똥이를 가졌을 때 그 순간 마음껏 기뻐하지도 좋아하지도 못했던 시간들이지만
그 후 누구보다 똥똥이를 사랑하고 최고의 아빠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랑이를
더 이상 원망 안 해야 하는 데., 드라마 끓기 전에는 불가능할 듯합니다.
그리고 제 눈에는 이제 똥똥이는 애기로 안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