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에 사는 유령
참으로 오랜만에 글을 적어보는군요
너무나도 오랫동안 글 한줄 적을 시간적 여유와 마음의 여유도 없었습니다
치열하게 살았고 왠지 생존에 성공한 기분마저 가지면서 글을 적어봅니다
우리 집은 그야말로 정말로 제대로 된 서민 가정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기사에서나 텔레비전에서나 이야기하는 화이트칼라랑은 거리가 먼
제대로 된 서민 가정의 모습
이번 저의 소제목은 유령이 들어가네요
우리 집에는 아주 특별한 유령이 살고 있습니다, 1주일마다 사라지는 유령이니까요
달랑 3명의 가족인데 유령이 생기다니 참 서글픕니다.
제가 퇴근을 하면 신랑은 출근을 하고 제가 출근하면 신랑은 퇴근을 하고
이제 예비 고3 타이틀을 달아버린 똥똥이는 아빠 오기 전 등교하고
아빠가 출근 한 후 퇴근을 하고
이러니 우리 3 식구 마주 보는 시간이 없어지네요
신랑은 그야말로 유령이 되어버렸고
저와 똥똥은 무슨 어디 멀리 해외로 나가 있는 사람이랑 통화하는 기분으로
매일 밤 페이스톡으로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곤 했습니다
저 역시 퇴근을 하고 오면 아무도 없는 불 꺼진 집에 반겨주는 이 하나 없고
아침에도 전쟁 치르듯이 출근하고, 똥똥이에게 잘 다녀오라는 말 한마디 전부
밤늦게 하교하는 아들 얼굴 보기 바쁘게 피곤에 찌들어 잠들어버리고
이런 날들이 이어지다 보니 정신적으로 많이 피폐더군요
어쩌면 우리 집의 이런 모습들이 진짜 평범한 소시민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그런데 미디어에 나오는 사람들의 모습들은 어찌나 다들 그리 잘 사는지?
늘 함께 모여서 아침을 먹고 서로 격려하면서 출근들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면 반겨주는 엄마에 저녁밥상 모두 모여 함께.
참으로 부러운 일상이더군요.
어느 순간 우리 가족은 한집안에서 살기는 하지만 각자의 삶을 살고 있더군요
앞으로 똥똥이가 대학을 가고 군대를 가고 취직을 하고 이러면서
더욱더 멀어질 거 같습니다.
오늘 신랑에게 말했습니다, 우리도 이제 강아지라도 한 마리 키우자
신랑이 그러더군요 "그래 집에 오면 반겨주는 강아지라도 있으면 좋지"
혼자 있어서 좋다 말은 했지만 유령 신세로 전략해버린 자신이 참 서글펐나 보더군요
저도............. 이제는 불 꺼진 집에 홀로 들어오는 게 싫어지는 시간들이네요